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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400개 넘는 연방기관, 99개면 충분" 대수술 예고 [트럼프 2.0 시대]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13 18:37

수정 2024.11.13 21:30

행정부 개혁 주도 'DOGE' 신설
머스크·라마스와미 공동 수장
블루리본위원회 형태 한시 조직
전문성보단 충성 따져 파격인사

머스크 "400개 넘는 연방기관, 99개면 충분" 대수술 예고 [트럼프 2.0 시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 1주일 만에 주요 부처 인사를 발표하며 재집권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과거 1기 정부에서 고위 공무원 및 장성들과 자주 다퉜던 그는 이번 정부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 해당 분야 전문가 대신 열성 지지자들을 요직에 앉혔다.

■'정부효율부' 수장 오른 머스크, 예산삭감 칼 쥐어

AP통신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연방정부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DOGE)'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그는 머스크와 비벡 라마스와미가 공동으로 정부효율부를 이끈다고 밝혔다. 'DOGE'는 머스크가 투자했다고 알려진 가상자산(도지코인)과 이름이 같다.


트럼프는 "훌륭한 이들 두 미국인은 함께 나의 정부를 위해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고, 낭비되는 지출을 삭감하고, 연방 기관을 재건하기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계획이었던 '맨해튼 프로젝트'를 언급하면서 정부효율부가 "우리 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정부효율부의 업무가 "늦어도 2026년 7월 4일(미국 독립기념일)까지 완료될 것"이라면서 "미국의 독립선언 250주년을 맞아 미국에 완벽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발표 직후 "연방기관 99개면 충분하고 남는다"고 엑스(옛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연방기관이 428개나 필요한가라는 질문도 던졌다. 이어 잇따라 올린 게시물에서 "정부를 효율화하거나 아니면 미국이 파산하거나"라고도 했다. 연방정부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정부효율부는 이름은 '부(Department)'이지만 공식 정부 부처는 아니다. 만약 머스크가 공식 부처 장관이 되려면 상원 인준 청문회를 거쳐야 하고, 공직자 윤리규정으로 인해 막대한 양의 테슬라 지분을 신탁하거나 팔아야 한다. 현지 매체들은 "정부 외부에서 조언을 제공할 것"이라는 트럼프의 발언에 주목하면서 정부효율부가 '블루리본위원회(BRC)'와 비슷한 조직이라고 추정했다. BRC는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전문가 자문기구로 역대 여러 정권에서 존재했다. BRC는 자체 행정권이 없으며, 위원회 창설 목적에 맞는 권고안을 만들어 대통령 및 정부에 제출할 때까지 정치적 독립이 보장된다. BRC는 일반적으로 보고서 제출 이후 해체되며, 위원장 임명 과정에서 공직자 윤리심사가 필요없다.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트럼프 유세에 참석해 자신이 차기 정부에 합류할 경우 최소 2조달러(약 2811조원)의 정부 예산을 삭감한다고 공언했다.

■전문성보다 충성 따져…외교·안보 파격 인사

머스크와 라마스와미 모두 기업가 출신으로 공직과 인연이 없는 인물들이지만, 트럼프의 승리에 기여한 충성파라는 공통점이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머스크는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와 공화당 의원 후보를 위해 1억3200만달러(약 1855억원)를 후원했다. 제약사 로이반트사이언스를 창립한 라마스와미는 올해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으나 1월 중도 사퇴하고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가 이번 인사에서 충성도를 기준으로 후보를 고른다고 분석했다. 초보 정치인으로 백악관에 입성했던 트럼프는 2017~2021년 1기 정부 당시 고위 공무원 및 장성 출신 각료들과 끊임없이 충돌하면서 항명 및 기밀유출 의혹에 시달렸다. 앞서 트럼프는 1기 정부 당시 자신에게 반대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등은 다시 기용하지 않겠다고 직접 언급했다.

가장 파격적인 조치는 외교·안보 인사였다. 트럼프는 12일 성명에서 신임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존 랫클리프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랫클리프는 트럼프 1기 정부에서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지냈던 대표적인 트럼프 옹호자다. 그는 과거 공화당 하원의원(텍사스주)을 지냈으나 트럼프 정부에 참여하기 전에는 정보부서와 관련 없는 법조계 인물이었다.

같은 날 트럼프는 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공화당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플로리다)을 지명했다. 올해 50세인 왈츠는 참전용사 출신이지만 장성이 아닌 예비역 대령이다.
그는 반(反)중국·고립주의를 주장하며 트럼프를 열렬하게 지지하고 있다.12일 차기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도 소령으로 제대한 참전용사였다.
44세의 헤그세스는 은행 애널리스트로 일하다 육군에 입대했으며, 현재는 우파 성향이 강한 폭스뉴스에서 8년째 뉴스 진행자를 맡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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