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EV 급속 충전시설, 연내 10만기 설치

      2024.02.09 09:30   수정 : 2024.02.09 09: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커피 한 잔 마시는 동안, 충전 완료' 세계적인 중국 통신 기기 업체, 화웨이가 전기자동차(EV)의 급속 충전시설 설치 사업에 뛰어들었다. 올 해 안에 중국 전역에 EV 급속 충전 시설 10만기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9일 화웨이 등에 따르면, 화웨이 디지털에너지는 최대 출력 600㎾의 초급속 EV 충전 시설을 최근 개발, 지난해 말부터 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화웨이 측은 "1초 충전으로 1km를 주행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10분만 충전하면 600㎞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600㎾ 출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테슬라의 급속 충전장치 '슈퍼차저'는 중국에서 최대 출력이 250㎾ 정도에 그쳤다. 화웨이 장치를 이용한 EV 전지의 충전 시간은 테슬러 장치의 절반이면 가능했다.

지금까지 중국 내 급속 충전 시설을 가장 많이 설치한 업체는 테슬라였다. 2014년부터 중국에서 충전 시설 설치를 시작해 지난해 말 1만 1000기를 넘었다. 80%는 테슬라 차량만 충전이 가능했고, 20%만 다른 EV들도 충전할 수 있는 호환형 장치였다.

이런 상황에서 화웨이의 급속 충전 시설 설치 확대는 중국 EV들의 약진에 더 힘을 보탤 전망이다. 화웨이의 충전 장치는 모든 EV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국산 EV 확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중국 내에서 테슬라에 비해 부족했던 중국 EV를 위한 급속 충전 시설들이 더 늘어나게 된 셈이다.

충전 시설이 EV 보급 확대를 위한 선행적이고 핵심적인 인프라라는 점에서, 화웨이 말고도, 중국의 EV 업체와 별도 충전업체들도 급속 충전 시설 확산에 뛰어들고 있다.

EV 업계의 신흥업체 샤오펑 자동차은 지난해 8월까지 최대 출력 480㎾의 급속 충전 시설 200여 개소를 설치했다. 충전 시설을 운영하는 대기업인 트어라이덴(TELD)이나 싱싱 충전 등도 급속 충전 설비 개발과 시설 설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웨이의 충전장치 개발은 중국 내 EV용 전지 성능의 비약적인 발전에 조응하는 성격을 지녔다. EV 전지 개발의 세계 선두주자 중국의 닝더스다이(CATL)의 신형 전지 개발은 급속 충전 장치의 개발과 확산에 도화선이 됐다. CATL은 지난해 8월 10분 충전으로 400km 주행이 가능한 신형 전지를 선보였다.

전지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충전기 성능이 낮으면 충전과 주행 거리의 성능 개선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이 떄문에 전지 성능의 향상에 따른 충전 장치의 성능 개선에 대한 자극과 요구가 많았다.

또, EV 차량의 가파른 확산에 따른 충전 인프라의 보완이 요구돼 왔었다. 중국전기차충전 기초설비촉진연맹(EVCIPA 중국충전연맹)에 의하면, 중국에는 23년말 기준, 공공 EV 충전장치가 272만기가 있다. 그러나 급속 충전 장치는 일부에 불과해 급속 충전 장치의 확대 수요가 높았다.

화웨이의 고속 충전 장치는 냉각액으로 충전기의 발열을 식혀주는 액랭식 방법을 채용했다. 종래 제품은 작은 선풍기 등으로 열을 식히는 풍냉식이 많았다.충전기는 출력이 커질수록 더 뜨겁게 나오는 높은 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및 전자 제어장치 개발, 충전기의 주요 부품 개발 등에 전념해 온 화웨이가 충전장치 개발과 확산에 뛰어 든 것은 중국 내 EV의 가파른 확대에 따른 것이다.

수출 규제로 고성능 반도체 조달과 스마트 폰 판매 등 통신 기기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웨이는 근년들어 EV의 자율주행 및 전자적인 제어 등과 관련된 사업에 주력해 왔었다.

통신 사업이 주력 업종인 화웨이는 기지국이나 태양광 발전 등의 사업도 전개해 왔다.
EV 충전기의 개발에 있어서도, 비바람에 강한 설비나 통신망 구축에 축척된 화웨이의 노하우가 제대로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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