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교수 "34살 전문의 연봉 3억~4억, 의사 부족하기 때문"
2024.02.21 16:31
수정 : 2024.02.21 17: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인한 전공의 사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의대 증원을 통해 의사 수입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면 의료대란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는 지난 20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30대 중반 전문의가 받는 연봉 수준을 공개하면서 의료대란 해결책에 대해 “의대 증원을 통해 의사 수입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면 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2019년에 2억 원 남짓하던 지금 종합병원 봉직의(월급의사) 연봉이 최근에 3억~4억 원까지 올랐다.
김 교수는 “대학병원에서 전공의들이 80시간을 일한다고 한다. 의사가 부족하지 않은데 80시간을 일할까”라며 “대학병원은 PA라는 간호사 위주의 진료 보조 인력을 2만 명 가까이 쓰고 있다. 의사가 부족하지 않은데 그럴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대 증원에 따른 이공계 블랙홀 현상에 대해선 “우리나라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전문의를 마친 뒤 군대까지 다녀오면 35살 무렵이 되는데, 34살에 전문의가 돼서 받는 연봉이 3억~4억이다”라며 “반면 의대가 아닌 다른 대학으로 진학해 대기업에 들어가면 35살 과장 연봉이 1억 남짓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부 잘해서 대기업에 갔는데도 불구하고 1억밖에 못 벌면 누구나 의대 가고 싶어 하지 않겠나. 의대 쏠림의 근본적 원인은 의사 수입이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것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의대 증원을 통해 의사 수입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는 게 의대 쏠림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이라며 “의대 증원에 따른 이공계 학생들의 의대 쏠림이라는 일시적 현상을 문제 삼는 것은 문제의 근본을 덮고 표면적인 증상만 해결하겠다는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의협 "의사 직업 선택 자유 역시 국민의 기본권"
한편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병원 현장을 떠난 전공의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등 정부의 대응을 두고 "이성을 상실한 수준의 탄압"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의협 비대위는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첫 비대위 정례 브리핑을 열고 이렇게 밝혔다.
비대위 정례 브리핑은 보건복지부의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의 정례 브리핑에 대한 반박 성격이다.
주수호 비대위 홍보위원장(전 의협 회장)은 "정부의 전공의 기본권 탄압은 이성을 상실하는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며 "의사들은 대한민국이 무리한 법 적용 남용이 가능한 독재국가인 줄 몰랐다"고 비난했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전공의들의 사직을 집단행동으로 규정하고, 이를 처벌하기 위해 전공의 6천112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며 "국민의 생명권은 당연히 소중하지만, 의사의 직업 선택 자유 역시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복지부가 의협에 보낸 성금 모금 중단 요청 공문과, 병무청이 전공의들에게 보낸 국외여행 유의사항 공문을 문제 삼았다.
의협 비대위는 회원 보호와 투쟁 차원의 성금을 모으기로 했지만, 복지부는 이런 모금 행위가 불법적 단체행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단을 요청했다.
공문은 의협이 협조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경고도 담았다.
병무청은 집단행동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의무사관후보생은 정상 수련의와 마찬가지로 국외여행 허가 신청 시 소속 기관장의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고 공문을 냈다.
주 위원장은 "복지부에 협조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며 "병무청은 중범죄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발령되는 출국금지 명령이나 다름없는 공문을 보냈다. 정부가 의사들을 강력범죄자와 동일시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아무리 자유의사에 기반한 행동(전공의 사직)을 불법으로 탄압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며 "1명의 의사가 탄압받으면 1천명의 의사가 (의업을) 포기할 것이고, 그 수가 늘어나면 대한민국 모든 의사가 의사 되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