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장기간 긴축 지속...물가, 완만히 낮아질 것”

      2024.02.22 10:51   수정 : 2024.02.22 10: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9회 연속 동결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아직 확신하기 이르고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등 변수가 많은 만큼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유지키로 했다.

지난해 2·4·5·7·8·10·11월, 그리고 올해 1월에 이어 이달까지 9회 연속 동결이다. 미국(5.25~5.50%)과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2%p가 유지됐다.


금통위는 대외경제 여건이 둔화 흐름이 이어지나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금통위는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있지만 목표수준으로 안정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유가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파급효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이어 국내경제 상황에 대해 “고용은 견조한 취업자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소비 회복세가 더디고 건설투자가 부진하겠지만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개선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국 통화정책의 영향, IT경기 개선 속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구조조정의 영향 등을 국내경제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았다.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는 “농산물가격 상승 등으로 일시적으로 소폭높아졌다가 이후 다시 완만히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금년중 근원물가 상승률은 더딘 소비 회복세등의 영향으로 지난 11월 전망치(2.3%)를 소폭 하회하는 2.2%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 국제유가 및 국내 농산물가격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에 영향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금통위에서 '상당기간'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존 문구를 '충분히 장기간'으로 바꾼 이번 금통위에서도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다음은 2월 22일 통화정책방향 전문.
□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데다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 세계경제는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있지만 목표수준으로 안정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조기금리인하에 대한 기대 약화 등으로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내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유가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파급효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 등에 영향 받을 것으로 보인다.

□ 국내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고용은 견조한 취업자 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소비 회복세가 더디고 건설투자가 부진하겠지만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개선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년 성장률은 2.1%로 지난 11월 전망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요국 통화정책의 영향, IT경기 개선 속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구조조정의 영향 등과 관련한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 국내 물가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였다. 1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개인서비스 및 가공식품 가격 상승폭 축소 등으로 2.8%로 낮아졌으며, 근원인플레이션(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2.5%로 둔화되었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0%로 낮아졌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가격 상승 등으로 일시적으로 소폭 높아졌다가 이후 다시 완만히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연간 상승률은 지난 11월 전망에 부합하는 2.6%로 전망된다. 금년 중 근원물가 상승률은 더딘 소비 회복세 등의 영향으로 지난 11월 전망치(2.3%)를 소폭 하회하는 2.2%로 예상된다. 향후물가경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 국제유가 및 국내 농산물가격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에 영향 받을 것으로 보인다.

□ 금융·외환시장에서는 미 연준 조기 금리인하 기대 약화에 주로 영향 받아 장기국고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였다.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의 증가세가 이어졌으나 기타대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낮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하락세를 지속하였으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이다.

□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고 대내외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다. 따라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과 성장 측면의 리스크,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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