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불임' 유발 클라인펠터 증후군..정자 채취술로 53.5% 임신 성공
2024.02.27 10:10
수정 : 2024.02.27 10: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분당차여성병원 난임센터 유영동 교수팀이 남성 불임을 유발하는 대표적 유전 질환인 클라인펠터 증후군 환자의 임신과 출산 해법을 제시했다.
유영동 교수팀은 지난 2011년에서 2021년까지 총 118명의 클라인펠터 증후군 남성 대상으로 현미경적 고환조직 채취수술을 시행해 49.2%(58명)에서 정자를 채취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중 53.5%(31명)가 세포질 내 정자 직접 주입술로 배우자가 임신과 출산에 성공했다.
클라인펠터 증후군은 가장 흔한 일차성 성선저하의 원인으로 약 500명의 남아 중 1명꼴로 발생하는 유전질환이다. 건강한 남아의 성 염색체는 XY염색체로 이뤄지나 클라인펠터 증후군은 X염색체가 추가적으로 하나 더 존재해 XXY 형태의 성염색체를 갖는다. 클라인펠터 증후군 남성의 대부분은 불임으로 진단되며 실제 무정자증 남성의 11%가 클라인펠터 증후군이다.
클라인펠터 증후군 남성은 외형적으로 키가 크거나 고환의 크기가 작고 하악 돌출 등의 외형적 변이가 있으나, 다른 유전자 질환과 달리 외형적 특징이 미미해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클라인펠터 증후군 남성의 50%가 질환을 모르는 상태로 살다가 성인 시기에 임신을 준비하는 도중 우연히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 클라인펠터 증후군으로 진단된 남성은 고환 크기의 감소와 지속적인 구조적, 기능적 퇴화로 인해 남성호르몬이 감소하는 성선저하증과 함께 난임이 발병해 2세 계획을 포기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현미경적 고환조직 채취수술(microsurgical TESE)을 통한 정자 획득 기술과 세포질내 정자 직접 주입술을 이용한 체외수정(ICSI-IVF) 기술의 발전으로 클라인펠터 증후군이 진단된 부부에서 성공적으로 출산을 시행한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현미경적 고환조직 채취수술(microsurgical TESE)은 고환을 절개해 고환 조직 내 정자를 분리해 무정자증 남성에서 정자를 채취할 수 있는 시술이다. 클라인펠터 증후군의 경우에도 정자를 채취하는 것이 어려워 숙련된 의료진만이 손상 없이 정자 채취가 가능하다.
난임 비뇨의학과 유영동 교수는 “클라인펠터 증후군은 유전 질환이라 빠른 진단을 통한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성인기까지 남성성을 유지하고 향후 임신하기 위해서는 유전질환-내분비질환-남성난임 의료진과의 진료 연계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 호르몬 수치만 보고 성급하게 남성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면 오히려 영구적으로 고환 기능 퇴화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거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