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채·특은채 발행 줄면서 저신용 기업도 자금 조달 '숨통'

      2024.02.29 18:14   수정 : 2024.02.29 20:06기사원문
초우량채들에 밀려 그간 기를 못 폈던 회사채에 숨구멍이 열렸다. 올해 들어 공사채와 특수은행채 발행이 대폭 줄어든 덕분이다. 올해 회사채 발행규모는 26조원을 넘는다.



2월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회사채 발행액(27일 기준)은 26조161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12월과 비교하면 4배에 이른다.
이 기간 2조3011억원 순상환에서 10조60억원 순발행으로 돌아섰다.

이달에도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예정돼 있다. 넷마블은 지난 26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2510억원이 모집됐다. 2020년 10월 이후 3년 4개월 만의 회사채 발행이다. LG화학도 회사채 발행규모를 당초 5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수요예측 결과 총 3조4450억원 자금이 몰렸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도 몸을 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BBB+)는 지난 28일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찍었다. 발행목표(500억원)의 두 배에 해당한다.

그간 채권시장을 지배해왔던 초우량채들이 발행을 축소하면서 여지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은채는 통상 'AAA', 공사채도 'AA+' 이상 신용등급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크지 않았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특수은행채 발행액은 10조7200억원으로 지난해 11~12월 대비 56.8% 줄었다. 올해 가장 발행액이 큰 산업은행채는 이 기간 9조2600억원에서 5조8500억원으로 36.8% 축소됐다. 수출입은행채는 5조2300억원에서 3조2400억원으로 감소했고, 기업은행채는 8조5000억원에서 7500억원으로 줄었다.

공사채 발행액도 9조1159억원에서 6조5098억원으로 즐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채는 2조4609억원에서 8298억원으로 크게 감소했고, 한국주택금융공사채(1조500억원→ 1조800억원)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2022~2023년 채권시장에서 '자금 블랙홀'로 불렸던 한국전력채는 발행이 '0'건이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며 조달비용이 낮아져 발행 부담이 완화된 영향도 있다.
삼성증권 김은기 수석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서 회사채 투자를 자극할 수 있다”며 “3년 이하 국채금리 수준이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높은 절대 금리로 투자할 수 있는 크레딧 채권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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