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 끌어쓰고 못갚고… 카드빚 연체율 급등

      2024.03.04 18:56   수정 : 2024.03.04 18:56기사원문
지난해 4·4분기 현금서비스·카드론 등 신용카드 대출의 연체율이 8년 반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상환능력이 감소하는 가운데 카드론 금리가 18%를 넘어서는 등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체율 상승에도 급전수요는 늘어나 향후 신용카드 대출의 주 이용층인 '젊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 8년만에 최고

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시중은행·지방은행 등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2.87%로 집계됐다. 전년동기(2.03%) 대비 0.8%p 넘게 상승한 수치로, 8년6개월 전인 지난 2015년 2·4분기(2.93%) 이후 최고치다.
해당 지표는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소액 고금리 대출 중 상환일보다 하루라도 원금상환이 늦어진 대출액의 비중을 뜻한다.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지난 2021년 3·4분기(2.00%) 이후 4분기 연속 1%대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1·4분기(2.33%)부터 반등했다. 이후 2·4분기 2.57%, 3·4분기 2.73%로 0.2%p가량 지속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1월은 3.0%를 기록하면서 월 기준으로 지난 2015년 8월(3.1%) 이후 8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3%대를 넘겼다. 연체액도 크게 늘어나 국내 주요 8개 카드사의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 신용카드 연체총액(1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2조51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3.1% 급증했다.

이는 고금리 장기화로 카드론 등 신용카드 대출금리가 20%에 육박하며 상환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말 8개 카드사 중 카드론 금리가 14% 미만인 곳은 4곳이었으나 지난해 말에는 1곳에 그쳤다. 특히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상품을 주로 이용하는 신용점수 700점 이하(KCB 기준) 취약차주 대상 평균금리는 지난달 17.5%에 달했고, 8개 카드사 중 2곳의 금리는 18%를 넘었다.

■"당장 쓸 돈 없어" 저소득층 '휘청'

신용카드 연체율이 급증함에도 카드론 잔액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대출 축소로 중·저신용자의 자금수요가 카드업계로 몰려서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업권의 여신잔액은 104조936억원으로 2022년 말 대비 9.51% 감소했다. 같은 기간 8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3조6404억원에서 35조9609억원으로 6.5%(2조3205억원) 증가했다.

이에 신용카드 대출 연체를 주도하는 '젊은 저소득층'의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금융연구원이 발간한 '신용카드 부채 이용자 특성 분석 및 시사점'에 따르면 카드 부채를 보유한 차주의 비중은 30세 미만이 22.1%로 △30~34세(13.6%) △35~39세(12.8%) △40~44세(13.%) △45~49세(12.6%) 등과 비교해 2배가량 높았다. 소득 수준으로 보면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 차주의 카드부채 보유 비중은 18%로 5분위(6.1%)에 비해 3배가량 높았다.
소득 1·2분위에서 카드부채를 보유한 차주 중 90일 이상 연체한 차주의 비중도 각각 17.1%, 16.5%로 다른 소득분위에 비해 높았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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