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분리 효성그룹, 'LG-LX'처럼 순탄하게 이별할까
2024.03.06 11:03
수정 : 2024.03.06 11: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효성그룹이 기존 지주회사를 쪼개 두 개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계열분리를 추진 중인 가운데 그 첫 단계인 '인적분할'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될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오는 7월 1일 ㈜효성과 신설법인인 ㈜효성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효성신설지주의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0.82(효성) 대 0.18(효성신설지주)이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각각의 지주사를 지배하겠다는 게 이번 인적분할의 핵심이다. 기존 지주사 효성을 비롯한 섬유와 중공업·건설 부문은 형인 조 회장이, 동생인 조 부회장은 신설지주와 효성첨단소재 등 첨단소재 부문을 맡는다는 그림이다.
시장에선 인적분할을 거친 뒤 계열분리를 위해 지분 맞교환 또는 매각 등을 통해 지분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각자 이끄는 지주사의 지배력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재계에선 이번 효성의 인적분할과 비슷한 사례로 LG그룹에서 분리돼 나온 LX를 꼽는다. LX는 지난 2021년 5월 LG와 계열 분리를 하며 독립 경영에 나섰다. LG그룹의 지주사인 ㈜LG에서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 지주사인 ㈜LX홀딩스(옛 ㈜LG신설지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후 LX홀딩스는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 LX하우시스(옛 LG하우시스), LX세미콘(옛 실리콘웍스), LX MMA(옛 LG MMA) 등 4개사를 자회사로, LX판토스(옛 판토스)를 손자회사로 거느리게 됐다.
효성은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참여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증권가에선 효성그룹 대주주들의 지배력이 확고한 상황이어서 앞선 LX 사례처럼 무난한 통과를 점치는 분위기다. 효성은 조 회장 21.94%, 조 부회장 21.42%, 조석래 명예회장 10.14% 등 특수관계인 지분합계가 56.1%에 달한다.
효성그룹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자사주 소각 카드도 꺼내든 상태다. 효성 측은 이사회를 통해 분할 회사가 소유한 자사주 116만1621주(5.51%)에 대해 분할 및 재상장이 완료되기 전에 분할회사의 결정으로 전부 또는 일부를 처분하거나 소각할 수 있다고 밝한 바 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