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수위조절’..尹정부 “작년엔 도발, 지켜볼 것”
2024.03.07 11:11
수정 : 2024.03.07 11: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연합연습에 맞서 무력도발이 아닌 훈련 강화 지시에 그쳤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에는 미사일 발사 도발을 했던 만큼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은 전날 조선인민군 서부지구 중요 작전 훈련기지를 찾아 “전쟁에서 승리를 확실할 수 있는 실용적인 실전훈련을 더욱 강도 높이 전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이 훈련 강화를 지시한 건 4~14일 진행되는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에 맞불을 놓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무력도발이 아닌 훈련 강화에 나선 건 수위가 낮은 것으로 읽힌다. 앞서 북한 국방상은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해 무력도발이 예상됐었기 때문이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군사훈련은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방어적 훈련임을 분명히 한다. 그런 만큼 북한은 우리 훈련을 도발의 빌미로 삼는 오판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아직 훈련 초입이라 북한이 톤을 낮췄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작년에는 3월 12일 도발해 위기를 조성한 바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한미연합연습 개시 전날인 3월 12일 새벽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2발을 발사했고, 이틀 후인 14일에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만일 김 위원장이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면, 이는 미일과의 협상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먼저 미국의 경우 정 박 국무부 대북고위관리가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세미나에서 “궁극적으로 북한 비핵화로 향하는 ‘중간단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며 북미 군축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일본의 경우 납북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요청하던 북일정상회담에 대해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호응한 상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치적으로 반등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하려는 게 북한의 속내로 읽힌다.
거기다 우방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국면이기도 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근시일 내 방북할 예정이고, 중국과는 수교 75주년을 맞아 김 위원장이 ‘친선의 해’를 선포한 상황이다.
북한이 이처럼 외교관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건 쿠바가 우리나라와 전격 수교를 맺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형제국’이라 불리며 전통적으로 가까웠던 우방국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외교적 고립이 가속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미 고위관료의 중간조치 언급과 일본과의 교섭 기대, 푸틴의 방북, 북중수교 기념 등을 감안해 전반적으로 상황을 관리하려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