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어서 못가" 모친상 안 온 절친의 카톡..정 떨어진 내가 이상한가?
2024.03.08 05:50
수정 : 2024.03.08 14: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모친상을 당한 한 여성이 9년 지기 친구한테 받았다는 문자메시지를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6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엄마 상중에 친구로부터 받은 톡’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1년 전 친정엄마 상중일 때 9년 지기 친구로부터 받은 톡”이라며 “연락을 받고 정이 떨어졌는데 내가 예민했던 건지 봐달라”고 하며 당시 친구에게 온 메시지를 공개했다.
A씨가 공개한 메시지에는 친구 B씨의 사정이 구구절절 담겨 있다. B씨는 “얼마나 놀랐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 가셔서 숨 편히 쉴 수 있게 기도할게”라면서도 “난 못 가볼 것 같다. 어제 퇴근하고 집에 와 보니 세탁기에 물이 조금 받아져 있었는데, 거기에 내가 키우던 앵무새가 빠져서 죽어 있었다”라고 변명을 시작했다.
B씨는 “6년이나 애지중지 키우고 30년 같이 살자고 아침에 뽀뽀도 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보낼 줄 몰랐다”며 “충격이 너무 커서 계속 안고 따듯하게 해주다 이제 화장하러 간다. 너의 슬픔도 크지만 나의 슬픔도 이해해 달라”고 했다.
이어 “경황이 없을 텐데 너무 자신의 얘기만 했다”며 “나는 내일과 모레 유치원 단체도 있어서 (장례식에) 못 갈 것 같다. 어머니 잘 보내드리고 너 역시 식사를 잘 챙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A씨는 “회비 모임도 같이하는 9년 지기 동네 친구다. B씨에게 연락을 받은 날 밤, 같은 모임의 다른 친구들은 장례식장에 와 줬다”며 “모임에서 같이 걷어서 조의금은 받은 상태”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메시지를 본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바로 손절이다” “배려가 하나도 없다” “모친의 죽음에 애완 앵무새의 죽음을 갖다 대는 건 고인 모독 같다” “길게 쓰면 정성스러워 보일 거라고 생각한 건가” “앵무새는 어떻게든 이해한다 해도, 유치원 단체는 뭐냐” 등 B씨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