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자회사 정리' 삼성전자…군살빼며 사업 효율 극대화
2024.03.14 06:00
수정 : 2024.03.15 18: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하만의 자회사를 대거 정리하며 군살빼기 속도전에 돌입했다. 수익성이 낮은 법인 효율화를 통해 사업 시너지 극대화를 모색하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14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종속법인 수는 국내 35개를 포함해 총 232개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정리한 종속법인 대부분은 하만 자회사였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소프트웨어 관리 업체 '레드벤드소프트웨어'를 비롯해 하만 오토모티브 영국법인, 하만 파이낸스 인터내셔널 GP 및 SCA 등 4곳을 청산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직후부터 자회사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만 자회사는 통·폐합, 청산 등을 거치며 지난해 50개 안팎까지 줄었다. 미래 핵심 먹거리로 떠오른 전장 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하만 실적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직 슬림화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와 동시에 삼성전자는 하만과 시너지를 모색하기 위한 전장 기업 인수·합병(M&A)도 단행하고 있다.
하만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1월 음악 관리·검색 및 스트리밍 플랫폼 ‘룬'을 인수했다. 이번 M&A는 매년 약 10%씩 성장하고 있는 홈 오디오 시장 경쟁력 강화 차원이다. 같은 달 하만은 프랑스에 기반을 둔 글로벌 오디오 소프트웨어 회사인 '플럭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인수하는 등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하만은 삼성전자에 인수된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하만은 지난해 매출 14조3885억원, 영업이익 1조1737억원을 올리는 등 2021년을 기점으로 삼성 핵심 계열사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불황에 시름한 상황에서 하만의 선전은 더 돋보였다.
실제 삼성전자가 지난해 달성한 전체 영업이익에서 하만이 차지한 비중은 17.9%에 달했다. 전사 영업이익 중 하만 비중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하만의 매출 비중도 5.6%로, 2022년(4.4%) 대비 1.2%p 상승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법인 효율화를 위해 거의 매 분기 하만의 자회사를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