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한다 싶더니 ‘뚝’...롤러코스터 정제마진에 정유사 ‘발동동’

      2024.03.17 08:38   수정 : 2024.03.17 08: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월과 2월 반등하던 정유업계 수익성 지표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3월 들어 급락하면서 1·4분기 실적 회복을 기대하던 정유사에 비상이 걸렸다. 정유사 석유화학부문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어 이들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3월 정제마진 5달러 대로 '뚝'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월 말까지 강세를 이어가던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3월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과 2월 각각 배럴당 7.8달러, 8.3달러였던 정제마진은 3월 1주(4~8일) 5.9달러로 크게 하락했다. 이후 2주차인 지난 13일까지도 5달러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년 동기 7.2달러와 비교해도 18% 이상 떨어진 수치다.

제품 스프레드(판매가-원가)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2월 중순 배럴당 17달러, 29달러까지 올랐던 국제 휘발유, 경유 스프레드는 지난 13일 11달러, 19달러 대로 떨어졌다. 고점과 비교하면 국제 휘발유는 29.8%, 경유는 59.7% 급락한 수치다.

3월 정제마진 및 제품 스프레드가 급락한 이유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제품 수요 감소 △중국 정유 제품 생산 확대 영향 등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난방유 수요 종료와 경기둔화 우려로 제품 수요가 감소했다"며 "중국 등 역내 정유사 최대 생산 기조 등이 영향을 미쳐 제품마진이 2월에 비해 다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1·4분기 호실적을 예상하던 정유사들의 실적 목표치도 수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3월 1주 초까지도 정제마진이 괜찮았는데 1주차 중반부터 크게 하락했다”며 “내부적으로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도 “3월 정제마진 급락으로 사실상 전년 동기 대비 큰 실적 개선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1·4분기 실적 예측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2월과 반대...석유화학 수익성도 바닥
2월까지 예상과는 반대되는 상황이다. 정유업계는 1, 2월 크게 오른 정제마진·유가 상승에 힘입어 대부분 정유사들이 올해 1·4분기 한 층 개선된 실적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유사마다 재고자산을 평가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업계 재고자산도 함께 오르기 때문이다. 1~2월 정제마진이 지난해 4·4분기 대비 44.4%, 53.7% 개선된 흐름을 보인 점도 한 몫 했다.

정유업계는 신사업으로 점찍은 석유화학부문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1·4분기 전방 수요 둔화와 중국 증설 등으로 석유화학제품 마진이 크게 줄었다"며 “(1·4분기 석유화학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1, 2월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웃돌았기 때문에 1·4분기 정유사들이 좋은 실적이 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로 알려졌다.

다만 정유업계는 3월 말까지 가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흐름이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끝까지 알 수 없다"며 "만약 3월 말까지 이런 상황(정제마진 감소)이 이어진다면 수익성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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