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술 서울만 고집 말라" 환자가 지방의료 우수성 홍보

      2024.03.26 10:07   수정 : 2024.03.26 10: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매우 어려운 수술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수술이 잘돼서 빠르게 회복중입니다. 혹시 저와 같은 질환(췌장암)이 있으신 분들은 미련하게 서울 쪽 병원을 고집하다 시기를 놓치지 마시고 하루 빨리 지방 종합병원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최근 부산 온종합병원에서 췌장암 수술을 받은 올해 예순 살 환자가 지방의료 우수성을 알리는 글을 SNS에 게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이달 초 경남 통영에서 췌장암 진단을 받고도 전공의 파동으로 대형병원들이 파행 운영되면서 서울에서의 수술길이 막혀 발을 동동 구르다가 부산 온종합병원에서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A씨다.

그가 수술 직후 자신에 관한 기사를 올린 개인블로그에 댓글을 달고, 지방의료 전도사로 자청하고 나섰다.


A씨는 지난 19일 온종합병원 간담췌외과 김건국 교수(전 가천의대 길병원 교수)로부터 4시간 30분에 걸쳐 근치적 전방향 췌비장절제술을 받고, 일반병실에서 합병증 없이 컨디션 양호한 상태로 회복 중이다.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에서 종양은 컸지만 다른 장기에 전이되지 않아 스테이지 1B로 최종 확인됐고,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보조 항암치료를 받게 된다.

주치의 김건국 교수는 "종양 자체는 컸지만, 다행히도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아 완치 가능성이 높다"면서 "자칫 차일피일하다가 수술시기를 놓쳤더라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졌을 수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통영 소재 병원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과 지방종합병원에서 빨리 암 수술을 받으려 했던 환자의 결정이 크게 도움 됐다"고 덧붙였다.

환자 A씨는 지난 3월 11일 경남 통영시 한 병원에서 췌장암 진단을 받고, 해당병원 측으로부터 서울지역 대학병원을 추천받았다.

일반적으로 수도권 빅5 병원에서 암 수술 스케줄을 잡으려면 최소 3개월에서 길면 6개월 정도 기다려야 한다.

게다가 지난 2월 중순부터 계속되고 있는 전공의 파업 등으로 서울에서의 진료가 원활하지 않아 A씨 가족들은 전전긍긍해야 했다.

또 통영이 거주지여서 서울까지 진료 받으러 가기도 쉽지 않아 온 가족들이 나서서 인근 대도시에서 암 수술이 가능한 병원과 의사를 찾는데 집중했다.

마침내 인터넷 검색 결과 부산의 온종합병원 간담췌외과 김건국 교수를 확인하고 곧바로 진료예약을 잡을 수 있었다.

지난 2010년 3월 개원한 부산 온종합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은 현재 700병상을 갖추고, '꿈의 암 치료기'인 100억 원대 방사선선형가속기 '라이낙'과 고화질로 미세 암세포까지 진단 가능한 '디지털 PET-CT' 등 첨단 암치료 관련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다 간담췌외과 뿐 아니라 유방외과, 흉부외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진료과에 부산대병원·동아대병원·고신대병원 등에서 암 수술이나 치료경험이 많은 대학교수 출신 의료진을 대거 영입해 '암 전문병원'으로서의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성공적인 수술로 건강을 되찾고 있는 A씨는 지방 종합병원에도 실력 있는 의료진이 의외로 많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고, 자신에 관한 기사를 게재한 개인 블로그에 댓글까지 달게 된 것이다.

A씨는 "췌장암 등 암환자들이 무조건 서울에서 수술 받으려고 쓸데없이 시간만 허비해서, 때를 놓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받아 건강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댓글을 작성하게 됐다"고 전했다.

환자 A씨는 "서울이 지방에 비해 의료시설이 더 발전되고 우수한 의료진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처럼 전공의 파동에다 전국에서 몰려드는 환자들로 인해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없다면 지방에도 실력 있는 의료진이 얼마든지 많으니 인맥 동원한다고 괜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지역 종합병원에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재삼 강조했다.

A씨는 자신의 주치의인 온종합병원 김건국 교수에 대해서도 "처음 진료실에서 뵀을 때부터 확신과 믿음이 갔는데, 수술과정 등에서 매번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며 "서울아산병원 출신에 가천의대 길병원에서 외과 교수로서 13년 이상 재직한 검증된 커리어에 군말 없이 내 몸을 맡길 수 있었다"고 거듭 병원 측과 주치의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앞으로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3개월마다 온종합병원에서 영상검사 등을 통해 재발여부를 확인하게 된다는 A씨는 아직도 이번 일이 꿈이고 기적처럼 다가온다며 마지막까지 주치의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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