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구청 공무원들 잇단 비리..가상화폐 범죄 급증

      2024.03.27 09:21   수정 : 2024.03.27 17:15기사원문

서울시 구청 공무원들이 사기, 인허가 비리, 공무집행방해 등 각종 혐의로 최근 조사를 받는 일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일부 구청 공무원은 100억원대 공금까지 횡령하는 등 대형 범죄까지 저지르고 있다. 그동안 인허가 관련 비리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가상화폐 관련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다수의 피해자에게서 돈을 받아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전달한 현직 6급 구청 공무원이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동대문구 제기동 앞 은행에서 50대 여성 구청 공무원 A씨를 사기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A씨는 보이스피싱 사기 자금 1억원 상당을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바꿔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보내고 수수료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합법적인 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한편 추가 피해자 등을 파악하고 있다.

공금 1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강동구청 공무원은 구속돼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김씨는 강동구청 투자유치과 등에서 근무하며 2019년 12월∼2021년 2월 서울주택도시공사의(SH)가 강동구청에 입금한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기금 약 115억원을 전액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당시 출금이 어려운 기금계좌 대신 돈을 쉽게 뺄 수 있는 업무 추진계좌로 기금을 받은 뒤 본인 명의의 개인 계좌로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또 횡령 사실을 감추기 위해 내부 기금 결산과 성과보고 전자공문 등을 허위로 작성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횡령금 가운데 38억원은 2020년 5월에 구청 계좌로 입금했으나 나머지 77억원 대부분은 가상화폐와 주식 투자로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구청의 실질적인 피해금액은 71억원으로 파악됐다.

재개발 인허가 비리도 끊임 없이 발생중이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동대문구청 소속 전·현직 공무원 2명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이들을 입건하기도 했다.

이들은 청량리4구역 재개발이 진행되던 2017년 관련 업무를 맡으면서 무허가 건물을 사들여 분양권을 얻고 특혜를 받아 더 넓은 평수의 아파트를 분양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이들 공무원이 업무상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분양권을 얻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또 재개발 추진워원회로부터 대가성 특혜를 받았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강서구청 소속 전 건축과장 A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수사했다.
강서구청 건축과장이었던 A씨는 구청장 결재를 받지 않고 강서구 가양동 소재 한 대기업 공장 개발부지 건축협정 인가를 내준 혐의를 받았다. 강서구청은 A씨에 대한 내부 감사를 진행했다.
A씨는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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