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담은 박스에 벌레 붙어있다" 환불 요청한 고객, 배달진상?
2024.04.01 08:36
수정 : 2024.04.01 16: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벌레가 있다며 환불 요청을 한 고객이 음식을 대부분 먹은 뒤에 돌려보냈다는 한 자영업자의 사연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달 31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배달진상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박스에 벌레 있다면서, 케이크는 먹어
디저트 카페를 운영 중이라고 밝힌 A씨는 전날 밤늦게 장사를 하던 중 황당한 일에 대해 토로했다.
그는 "장사가 안 돼 자정까지 배달 주문을 받고 있었다"며 "오후 11시께 3만원 상당의 주문이 들어와 장사가 안 되는 요즘 감사한 고객이라고 생각해 열심히 포장해 보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A씨는 배달이 되고 난 뒤 고객 B씨로부터 환불 요청을 받았다. 박스에 벌레가 붙어있었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분명 포장할 때 보이지 않았지만 급히 배달 플랫폼을 통해 결제 취소를 하고 수거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A씨가 B씨에게 받은 사진엔 흰색 박스에 작은 벌레로 보이는 물체가 담겨있다.
그는 B씨에게 해당 음식을 그대로 갖고 있어 달라 부탁했으나 B씨는 배달 플랫폼에 음식을 일부 버렸다고 주장했다.
A씨가 약 1시간 뒤 수거된 음식 박스를 열어본 결과 조각 케이크 3조각 중 2조각만 남아있었고 이마저도 대부분 먹고 난 뒤였다. 함께 주문한 음료는 오지도 않았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배달기사 "이 집, 오늘만 두번 환불 수거"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케이크 일부만 남아있을 뿐 대부분 비닐이 벗겨진 채 어느 정도 먹고 난 후의 모습이다.
그는 "벌레가 나와 취소했다면 인간적으로 저렇게 먹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A씨는 "음식을 수거한 배달 기사님이 같은 날 오전에도 B씨 집에서 환불하고 수거해서 배달했다고 했다"며 "배달 기사가 같은 집을 하루 2번 수거한 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자영업자 마음 같아선 사기죄로 고소하고 싶지만 어떻게 대처해야 하냐"며 "속상하다"고 푸념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너무하다", "맛있게 잘 먹은 것 같다", "배달 기사가 증인이라 다행이다. 하루에 두 번 (환불 요청)하면 고의로 그러는 것 같다. 그냥 넘어가면 다른 가게도 당할 것 같다", "박스에 벌레가 붙어있다고 전화했는데, 음식은 왜 먹은 건지 이해가 안 된다", "글만 읽어도 속상하다", "무조건 음식 회수 후 환불하고 남은 음식 없으면 환불 거부해라" 등 반응을 보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