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제4이통'…스테이지파이브, 작년 '적자경영' 심화

      2024.04.07 07:00   수정 : 2024.04.07 08: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제4 이동통신사 법인 출범을 앞둔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스테이지엑스)의 주관사이자 지주사격인 스테이지파이브의 지난해 적자 경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이지파이브는 기술 투자로 인한 적자라는 입장이지만, 향후 전국망 구축까지 적잖은 투자금이 소요될 전망인 만큼 제4이통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전망이다.

자본잠식·영업손실 심화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테이지파이브의 자본잠식 규모는 2022년 약 1657억3790만원에서 지난해 약 1685억4580만원으로 3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앞서 스테이지파이브는 회계상 자본잠식 평가에 대해 2022년 회계기준을 변경하면서 나타난 착시현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자산 총계 또한 전년 대비 4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영업손실 규모도 불어났다. 2022년 55억4860만원 수준이던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해 130억원까지 2배 이상 증가했다.

판매비와 관리비 항목이 2022년 199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437억원 이상으로 늘어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판관비 항목 중에선 급여, 상여금, 지급수수료, 무형자산상각비, 판매촉진비 등의 항목이 2022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고된 대규모 비용 '첩첩산중'

스테이지파이브는 이 같은 적자 경영 수치에 대해 인프라 투자 등에 따른 적자라고 설명하고, 올해를 흑자전환의 해로 삼겠다고 부연했다.

스테이지파이브 측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이는 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가 주 요인"이라며 "빌링시스템 내재화, 네트워크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설비투자금과 상환전환우선주 형태의 외부투자 유치금이 부채로 잡혔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스테이지파이브는 2024년을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삼고, 구조 및 비용 효율화를 통해 2023년 4·4분기 대비 큰 폭의 실적개선을 이룰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디바이스, 로밍, 알뜰폰 등 사업 부문에서 성과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제4이통 법인 스테이지엑스의 지주사격인 스테이지파이브의 적자가 지속되면서 법인 출범 후에도 적자 재정에 대한 우려는 이어질 전망이다. 아직 제4이통의 구체적인 사업모델(BM), 주주구성 등이 베일에 싸여 있고, 대규모 투자 일정이 예고돼 있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스테이지엑스는 추후 사업설명회를 통해 구체적인 전략을 소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테이지엑스가 제시한 3년간 최소 투자액은 주파수 할당 대가 4301억원, 통신 인프라 의무 구축 비용 1827억원으로 총 6128억원이다. 하지만 이 같은 규모는 이통3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전국망을 구축할 시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법인 출범 및 서비스 개시 초기에 투자금에 오롯이 기대야 하는 스테이지엑스의 부담도 클 것이란 평가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제4이통) 라쿠텐모바일이 밝힌 5조8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과 한일 양국의 설비투자(CAPEX) 규모를 비교해 볼 때 스테이지엑스가 향후 5년 간 전국망 구축을 위해 집행해야 하는 설비투자 비용은 3조1000억~3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자본력이 중요한 시장에서 카카오로부터 계열 분리 중인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스테이지엑스의 시장 조기 안착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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