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우수 대부업체에 자금지원… 취약차주 대출 ‘숨통’
2024.04.07 18:49
수정 : 2024.04.07 18:49기사원문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8일 대부금융협회와 협약식을 갖고 서민금융 우수대부업체에 대한 자금지원에 나선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형 대부업체와 2금융권의 사업 축소로 금융 취약계층의 자금융통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라며 "우수대부업체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해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자금지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2월 1000억원 한도로 우수대부업체 전용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대부업체 평균 조달금리(7%)보다 낮은 금리에 대출을 해주는 대신 "최종 차주에게 금리인하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다"라고 명시했다. 벼랑 끝에 내몰린 서민들이 제도권 최후의 보루인 대부업체에서 신용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자금조달 취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그동안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우수대부업체를 꾸준히 지원해왔다. 우리은행은 우수대부업체가 선정된 2021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해왔다. 저신용자 서민들이 현재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대부업체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주는 것이다.
대부업체들은 통상 7~8% 금리로 조달하는데 고금리 장기화 속 법정최고금리(20%)에 막혀 '역마진 영업'을 해왔다는 게 대부업계 목소리다.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기존의 차주들이 속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역마진을 감수하고 신규 대출을 어렵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우수업체에 자금을 차입하면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시중은행의 우수대부업체 차입금은 900억원대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난 2022년 3월말 2100억원에서 반토막 난 셈이다. 대부업권 1위 업체였던 아프로파이낸셜(러시앤캐시)이 저축은행 인가조건 이행으로 지난해 10월 대부업 문을 닫은 데다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평판 리스크를 이유로 차입금을 줄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금융당국도 제도권 내 서민 신용공급이 막히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저신용자 신용대출액·잔액 100억원 이상 또는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70% 이상 등록 대부업체 중 우수업체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총 19개 업체가 선정됐다. 금융당국은 우수대부업체 실적 공시를 강화하고, 관련 업권 협의체를 구성해 자금조달 여건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