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통화정책 최대 변수는 유가..환율 변동성 더 커지면 개입"

      2024.04.19 11:00   수정 : 2024.04.19 20: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워싱턴DC(미국)=이보미 기자】 이창용 한은 총재가 우리나라 통화 정책의 최대 변수로 '유가'를 지목했다. 기준 금리 인하의 '깜빡이'를 켤지 말지 여부도 최소 한두 달 정도는 지나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최근 한율 급등은 시장 기초 체력에 의해 용인될 수 있는 수준에 비해 떨어졌다"며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다시한번 시사했다.



이 총재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동행기자단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 주요국 통화정책보다 유가가 어떻게 될지가 더 문제"라면서 "유가가 90달러 대 밑에 있을지 아니면 더 오를지가 가장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국제 유가는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공격으로 중동 지역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확전 우려가 완화되며 다소 완화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8일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82.73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2.67달러(-3.1%) 떨어졌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2.1%)이나 소비자물가상승률(2.6%) 전망치는 모두 80달러대의 유가를 가정해 도출한 만큼 유가가 80달러대 근처로 다시 빠르게 복귀하지 않는 한 한은과 정부는 올해 물가 전망치를 올리고 경제 성장 눈높이는 대폭 낮춰야 한다. 그만큼 금리 인하 시점은 늦춰질 수 밖에 없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시기와 관련해선 "금융통화위원 6명 중 5명은 아직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게 성급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나머지 한명은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내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의견"이라며 "금통위원 2명이 새로 임명되는 만큼 '깜빡이' 여부를 언급하려면 최소 1~2개월은 지나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최근 달러 강세에 대한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장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최근의 변동성은 다소 과도하다"며 "환율 변동성이 계속될 경우 우리는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고, 충분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 대담에서도 "재원과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가 환율 방어를 위해 시장 개입을 시사한 것은 취임 후 두번째다. 그는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등은 시장 기초체력(펀더멘털)에 의해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 정도가 클 수록 효과가 큰데 최근 환율 움직임은 어떻게 봐도 과도했다"며 " 다"며 "(외환시장) 개입을 시사한 배경"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입을 시사할 펀더멘털에서 확실히 벗어났다는 확신이 있을 때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주고 받아야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단 물가가 떨어지는지를 보고, 경제 상황과 금융 안정에 영향을 주는 지 등을 봐야 한다"며 "한은의 임무는 물가와 금융 안정이 우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은 발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떨어질 거냐'인데 지금은 확신을 못하기 때문에 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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