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대학장들 "내년 의대정원 동결해야"..대정부 압박
2024.04.21 13:34
수정 : 2024.04.21 13: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국 의과대학 학장들이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 동결을 주장하고 나섰다. 또한 정부가 의료계와 협의체에서 향후 의료 인력 수급을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이 모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지난 18일 학장·학원장 회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정부 호소문을 21일 발표했다.
KAMC는 호소문에서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은 동결하고, 2026학년도 이후 입학 정원의 과학적 산출과 향후 의료 인력 수급을 결정할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의료계와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해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정부가 내년도 의과대학 정원에 대한 재조정 방침을 밝히면서 입시 혼란이 커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증원 규모 축소로 대학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까지 입시 계획을 수정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도 의대별 증원 규모는 4월 말에야 드러날 전망이다.
올해 의대 정원이 확대된 32개 대학은 허용된 범위 내에서 모집 인원을 조정해 이달 말까지 결정해야 한다. 의대 증원 규모를 기존 증원분의 50~100%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해달라는 6개 국립대 총장의 지난주 건의를 정부가 받아들이면서다.
현재로써 정확한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를 알 수 없는 상태다. 증원분을 줄여 뽑는데 몇개 대학이 참여할지, 대학별로 얼마나 줄여 뽑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립대의 경우 다른 의대의 분위기를 살핀 후에야 증원 규모를 결정할 분위기다. 일부 국립대는 증원 규모를 축소하는 것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 안팎에선 의대 증원 규모가 1000~1500명 사이가 될 것이라는 분석만 나올 뿐이다.
의대 정원이 2000명 확대된다는 소식을 듣고 대입을 준비하던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은 클 수밖에 없다. 이미 일부 수험생들은 지방 거점 국립대를 공략하는 게 의대 입시에 유리하다는 전략을 세우고 준비에 돌입한 터였다. 지방 거점 국립대의 정원 증원분이 절반가량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들의 입시 전략에도 수정이 필요해졌다. 실제로 입시 커뮤니티에는 "수험생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혼란이 너무 크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학원가에서도 올해 입시 변화가 커 그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금년도 입시변화는 학과별 모집정원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상황으로 합격선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입시 변화들에 따라 합격선에도 분명한 변화가 있다라는 점을 인식하고 보다 면밀한 입시 분석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를 축소하면서 한발 물러선 모양새지만 의대생의 반발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10개 의대학생들은 오는 22일 대학총장에게 의대 정원 관련 학칙 변경을 하지 말아 달라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