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교통당국 "테슬라 오토파일럿, 운전자 기대와 실제 성능간 격차 상당"
2024.04.27 04:06
수정 : 2024.04.27 10: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교통당국이 테슬라의 자율주행 보조 기능인 오토파일럿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미고속도로교통안전청(NHTSA)은 26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테슬라 오토파일럿을 조사한 결과 "운전자가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아챌 수 있었던 위험들과 연관된, 충분히 피할 수 있던 충돌 사고"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자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시스템을 과도하게 신뢰한 운전자들이 주의를 게을리해 피할 수도 있는 위험을 피하지 못한 채 충돌 사고를 일으키는 경향이 파악됐다는 것이다.
미 자동차 산업 규제를 담당하는 최고 기관인 NHTSA는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연관된 사고가 467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최소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NHTSA는 아울러 테슬라가 지난해 시행한 사상 최대 리콜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테슬라가 당시 소프트웨어만 업데이트하는 것으로 리콜을 끝냈지만 이것으로 충분히 사고를 방지할 정도로 문제를 해결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앞서 테슬라는 2012년 이후 생산된 모델X, S, Y, 3 또 사이버트럭 등 200만대 이상을 리콜한 바 있다.
테슬라는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서 운전자들이 오토파일럿 기능을 잘못 사용하는 것을 막는 새 안전장치를 덧붙였다고 밝힌 바 있다.
NHTSA는 이날 보고서에서 당시 리콜에 관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들을 공개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운전자들이 운전을 등한시하게 만들지만 이 시스템은 실제로 그 정도의 운용 능력을 갖추지 못해 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높다고 NHTSA는 평가했다.
운전자들의 높은 기대감과 시스템의 실제 성능 간에 '심각한 안전 격차'가 존재한다고 NHTSA는 경고했다.
NHTSA는 아울러 테슬라 오토파일럿이 경쟁사들의 운전보조 시스템과 많이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일종의 '업계 이단아' 같은 것이라고 NHTSA는 지적했다.
NHTSA는 자동조종장치라는 뜻의 오토파일럿 이름 그 자체가 "운전자들이 통제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암시를 준다"고 비판했다. NHTSA에 따르면 다른 업체들은 '보조' 또는 '팀' 등의 말을 더해 운전자가 적극적으로 주행을 감독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테슬라는 오토파일럿 사고에 따른 여러 건의 소송에도 휘말려 있다.
이 달에는 2018년 충돌 사고로 숨진 유족들과 소송을 합의로 마무리했다.
이 사건은 당시 38세이던 애플 엔지니어 월터 황 사건으로 그는 테슬라의 최고급 모델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를 타고 101번 고속도로를 달리다 장벽을 들이받고 사망했다. 당시 그는 오토파일럿을 사용 중이었다.
테슬라는 NHTSA 보고서 공개 여파로 이날 2% 가까이 내린 167달러대로 떨어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