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美 피벗 시점부터 국내 GDP·유가·환율까지 전망 모두 달라져”
2024.05.03 10:02
수정 : 2024.05.03 20:03기사원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동행기자단과 가진 만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4월 통방만 해도 미국이 피벗 시그널을 줬고 하반기에는 미국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걸 전제로 통화정책을 수립했다”며 “그 이후에 미국의 지표들이 좋게 나오면서 금리를 낮추기 위한 시점이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향후 연준의 구체적인 인하 시기도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첫 인하 시점이) 9월인지 12월인지, (금리 인하 횟수가) 몇 번이냐는 것은 세부적인 내용이고 앞으로 미국 데이터에 따라 변화할거라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총재는 1·4분기 ‘깜짝 성장’을 한 국내 성장률을 언급했다. 특히 반도체 수요 회복세를 바탕으로 호조를 이어가는 수출이 예상대로 좋게 나온 것과 달리 부진하던 내수가 큰 폭 회복된 것이 변수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1·4분기 국내 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0.8% 성장하며 2022년 3·4분기(1.6%)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에 올해 1·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1.3%로 지난 2021년 4·4분기(1.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총재는 “내수가 생각보다 강건하게 나왔고 그 차이가 생각보다 커서 한은 입장에서 뭘 놓쳤는지. 그 놓친 것의 영향이 일시적인지, 더 길게 갈 내용인지 등을 점검할 시점”이라며 “성장률이 좋게 나온 건 좋은 뉴스인데 이걸 어떻게 해석하고 통화정책 반영할지가 두 번째 변화요소”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총재는 중동사태 등 지정학적 분쟁에 따른 유가 리스크와 최근 변동폭을 키우는 환율을 세 번째 변화요인으로 꼽았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이어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군사 공격이 본격화하는 등 중동 정세 불안에 두바이유는 지난 1월 배럴당 78.9달러에서 지난달 89.4달러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6일 약 17개월 만에 장중 1400원을 터치하며 최근 변동폭을 키우고 있다. 이후 외환당국의 개입에 소폭 진정됐으나 비둘기(통화완화 선호)파적인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도 전날 1375.9원에 마감하며 여전히 1370원 중후반대를 횡보 중이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들의 생각 중요한데 2명 바뀌었고 여기(조지아)에 있으면서 금통위원과 논의할 시간 없어서 상의해야한다”며 “5월 전망 전에 이 3가지 변화 요소 중에 우리가 놓친 것이 무엇이고 우리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직원들이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직원들이 브리핑할거고 그걸 통해서 금통위원들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며 “이것이 통화정책 어떤 영향일지는 5월 통방 때 조금 더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겠다”고 밝혔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