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노인이 죽어간다… 산재 사망 절반이 60세 이상

      2024.05.05 18:09   수정 : 2024.05.05 18:09기사원문
지난해 산업재해로 인해 숨진 근로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의 '고령 노동자'로 집계됐다. 10년 전에 비해 22%p 이상 비중을 올리며 일터의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5일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보상이 승인된 재해 사망자 수는 총 2016명으로 전년 대비 9.3%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사망자는 1051명으로 전체의 52.1%까지 비중을 키웠다.

전체 사망자 가운데 사고 사망자가 812명, 질병 사망자가 1204명이다.
60세 이상의 비중도 사고 사망자 중에선 45.8%, 질병 사망자 중에선 56.4%로 모두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사고와 질병을 합친 총 사망자 수로는 50대가 547명(26.6%), 40대 284명(14.1%), 30대(5.2%), 20대 이하(1.9%) 순으로 뒤를 이었다.

산재 사망자 중 60세 비율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년 전인 2013년만 해도 산재 사망자(1929명) 중 60세 이상은 575명(29.8%)에 불과했다. 이후 2019년(40.9%) 40%를 넘기며 꾸준히 비중을 늘려가는 중이다.

고령자 산재가 늘어난 주 요인은 우리 사회 전반의 고령화 영향이 크다. 기존 50대 근로자들이 60대에 진입한 이후에도 여전히 일을 이어오는 가운데 60세 이상 취업자 수 자체가 규모를 키운 탓이다.

실제 통계청의 고용동향 통계를 보면, 전체 취업자 중 60세 이상의 비율은 2013년 12.9%에서 지난해 21.9%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내년이면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하는만큼 산업현장의 고령 근로자 증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고령 취업자 근무환경과 산업재해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자 1만 명당 산재 사망자 비율인 산재사망 만인율은 2021년 기준 55세 미만은 0.67, 55세 이상은 2.65였다. 노동자의 나이가 올라갈 수록 질병과 사고에 대한 위험에도 더 취약한 셈이다.


노동연구원은 "고령 취업자의 노동시장 특성을 분석해 취약한 유해위험요인에 대한 노출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며 "고령자 근무환경 개선 노력을 해나갈 때 사회 전반의 안전한 일터 조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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