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보다 EPS·PER 우위" SK하이닉스 손들어준 증권가
2024.05.05 18:21
수정 : 2024.05.05 18:21기사원문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는 삼성전자 10만원대, SK하이닉스가 20만원대로 각각 설정돼 있으나 종목분석 보고서를 들여다보면 SK하이닉스에 대한 전망이 더 낙관적이다.
■실적 전망 계속 오르는 하이닉스
5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주당순이익(EPS) 전망 평균치는 1만7434원으로, 삼성전자(5098원)보다 3배 이상 높다.
SK하이닉스에 대한 낙관론은 실적 전망치에서 나타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연간 매출 전망은 1년 전 37조5408억원에서 현재는 64조7086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4조277억원에서 19조1135억원으로 4.74배 확대됐고, 지배주주순이익은 2조4618억원에서 12조6924억원으로 5.15배 늘었다. 1개월 전과 비교해도 영업이익(12조7109억원)과 지배주주순이익(8조1936억원)이 50% 가까이 상승할 만큼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달라졌다.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는 1년 새 큰 변동이 없다.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 전망은 308조5543억원으로, 1년 전(300조7332억원)보다 2.60% 늘었다. 영업이익은 35조4351억원에서 38조8410억원, 지배주주순이익은 30조8810억원에서 34조4068억원으로 각각 전망치가 높아졌다.
■"삼성전자, 초격차 아닌 추격자"
가파른 실적 개선으로 SK하이닉스의 주가는 1년 전의 2배가 됐다. 지난해 5월 3일 하이닉스의 주가는 8만9800원, 올해 같은 날은 17만3200원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6만5400원→7만7600원)에 비하면 훨씬 큰 폭으로 뛰었다.
하지만 이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역전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년 전 PER은 각각 14.4배, 26.6배로, SK하이닉스가 실적 대비 더 고평가된 상태였다. 지금은 삼성전자가 15.3배로 큰 변동이 없지만 SK하이닉스는 9.9배로 오히려 낮아졌다. 12개월 선행 PER도 삼성전자는 13.58배, SK하이닉스는 8.49배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의 내년 실적 전망치 더 많이 오른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기억 속의 삼성전자는 '초격차'를 추구하면서 거의 모든 사업부에서 세계 최고를 지향해왔으나 최근의 성적표는 이와 거리가 멀다"며 "애플이나 TSMC 등 초일류 기업들은 물론 메모리부문에서 5개 분기 연속으로 SK하이닉스에 손익이 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추격자'로서 앞선 경쟁들과의 거리를 좁혀야 하는 입장"이라고 짚었다.
다만,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실적이 전부가 아니어서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삼성전자보다 더 오를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평균은 10만3800원, SK하이닉스는 22만2800원으로 모두 괴리율이 30% 수준이다.
DS투자증권 이수림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1·4분기 실적발표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생산역량을 집중키로 하고, 점진적인 가동률 회복에도 디램(DRAM)과 낸드(NAND)의 공급 증가가 제한적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