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기만 하던 연기금이 달라졌다...폭풍 매수한 종목은
2024.05.06 15:09
수정 : 2024.05.06 15: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연기금이 거침 없는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연기금이 올 하반기까지 국내 주식 비중을 채우기 위해 수급을 주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최근 1개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8223억원, 282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코스피시장에서는 지난달 18일 이후 이달 1일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올해 들어 제일 큰 규모의 순매수(1473억원)를 기록했다.
연기금은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월 2581억원어치, 3월에는 2493억원어치를 각각 사들였다. 연기금이 석 달 넘게 순매수세를 유지한 것은 2020년 5월 이후 4년여 만이다.
최근 한 달 동안 연기금은 주가가 급등한 종목을 덜어내고, 업황 및 실적이 긍정적인 종목을 담는데 집중했다.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1644억원)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931% 증가한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연기금은 기아(1135억원), 셀트리온(1117억원), LG에너지솔루션(799억원), LG이노텍(780억원), 아모레퍼시픽(772억원), 포스코홀딩스(742억원) 등 2차전지 관련주나 그간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매수에 나섰다.
반대로 올해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HD현대일렉트릭(889억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758억원) 등은 팔아치웠다. 이들 종목의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각각 187.1%, 66.1%에 이른다.
앞서 연기금은 202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말까지 30조원에 육박하는 순매도세를 나타낸 바 있다. 연간으로 보면 2020년 -2조8100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24조1400억원, 2022년 -2조7400억원, 지난해 -2조9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는 1월에 7151억원어치를 팔아치운 후 2월부터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3년 넘게 연기금이 국내 증시를 순매도한 것은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투자 비중을 축소해온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연기금의 리밸런싱이 3년을 넘어가면서 국내주식 투자 여력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의 올해 1월 기준 국내주식 비중은 13.2%로, 올해 목표 비중(15.4%)을 크게 밑돌고 있다.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올해 목표 비중을 채우는 방법 중 하나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를 지속하는 것"이라며 "목표 비중을 반드시 맞출 필요는 없지만 연기금의 수급이 한국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