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집행' 역대 최고 수준...지출 25조원 늘며 적자도 75조원↑
2024.05.09 10:00
수정 : 2024.05.09 11: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해 3월 기준 정부의 관리재정수지가 역대 최고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신속집행' 기조가 민생·경제 안정을 위해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정부 지출을 늘려서다. 신속집행 목표치에는 빠르게 다가가고 있지만 수입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며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9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총수입은 기금수입 증가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2조1000억원 늘어난 147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총수입 진도율은 24.1%로 전년에 비해 1.2%p 뒤쳐진 상태다.
지난해 기업 실적 부진으로 법인세 등 세입 여건이 개선되지 못한 영향이다. 국세수입은 84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2000억원 줄었다. 세외 수입은 7조5000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기금 수입은 융자 회수 등 영향으로 4조2000억원 소폭 늘었다.
반면 총 지출은 전년대비 25조4000억원 대폭 늘어났다. 전월 증가분(12조5000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본예산 기준으로는 32.3%, 신속집행 관련 예산으로 잡아둔 252조9000억원 가운데서는 106조1000억원을 지출하며 41.9%를 집행했다.
수입이 전년에 비해 크게 나아지지 못한데 비해 '신속집행'이 빠르게 진행되며 재정수지 적자폭은 커지는 모양새다.
수입에서 지출을 뺀 통합 재정수지는 64조7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 10조6000억원을 제외하면 관리재정수지는 75조3000억원 수준이다. 2014년 통계작성 이래 3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의 적자다.
당초 정부가 전망한 91조6000억원의 관리재정수지 적자폭 가운데 82.6% 가량을 1·4분기에 이미 채운 셈이다.
기재부는 "상반기(6월)까지 계획한 지출 계획을 더 빠르게 추진하며 '신속집행'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이뤄진 영향"이라며 "남은 기간 신속집행과 그 외 지출 흐름에 따라 총 지출 규모는 변동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4분기 기준 중앙정부 채무 잔액은 2월말 대비 4조9000억원 가량 줄어든 111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고채 만기 상환이 통상 매 분기 말에 몰리며 3월에 일정 부분 채무 상환이 이뤄져서다. 다만 전년말 대비로는 23조원 늘었다.
4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15조원으로 누계 기준 63조4000억원을 발행한다. 연간 총 발행한도의 40% 수준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