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난 사랑"..상가 돌진 음주사고 낸 여친 대신 "내가 운전했다" 나선 20대男
2024.05.11 13:00
수정 : 2024.05.11 13: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음주 상태로 차량을 몰다가 상가로 돌진하는 사고를 낸 20대 여성의 남자친구가 "운전대를 잡은 건 나"라고 거짓 주장을 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10일 충북 진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5시 45분쯤 진천군 덕산읍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상가로 돌진하는 사고가 났다.
당시 상가와 거리에는 아무도 없어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안경원과 무인 문방구가 크게 파손됐다.
사고 직후 차량에서 내린 20대 남성 A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지인들과 술자리에서 혼자 소주 6병을 마신 뒤 20대 여성을 태우고 1km를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8% 이상으로 나왔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당시 운전자는 동승자인 여자친구 B씨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경찰은 A씨가 차량을 몰다 도중에 멈춰 세우고 B씨와 자리를 바꾼 사실을 확인했다.
사고 현장에서 B씨에 대한 음주 측정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이들이 함께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던 점을 토대로 B씨에게도 음주운전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여자친구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운전대를 잡았다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A씨에게는 범인도피 혐의 적용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사고로 피해를 본 문구점과 오픈한지 1년여밖에 안 된 안경점은 날벼락을 맞았다. 피해 안경점 업주는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생계 곤란을 호소하기도 했다.
안경점 업주는 "14년간 직장생활 해 힘들게 모은 돈으로 지난해 1월 오픈한 매장이 파손됐다. 고가의 장비가 다 고장 난 상태"며 "렌터카 보험회사에서 연락이 왔는데 계약 당사자인 A씨가 아닌 B씨가 운전해 사고가 나 보상해 줄 수 없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B씨가 변호사를 선임하는 중이라고 들었다. 문방구 사장님과 저는 매우 심란한 상황"이라며 "30대 가장의 매장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 제발 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