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생존 걸렸다"..4대그룹,경영전략 새판짜기 돌입
2024.05.19 16:37
수정 : 2024.05.19 16: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복합위기에 대응해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4대그룹이 상반기 최고 전략회의를 잇따라 열고 경영계획 새판짜기에 들어간다. 4대 그룹 모두 전세계 산업 지형을 뒤흔들고 있는 인공지능(AI) 전략 강화가 최대 화두인 것으로 파악됐다. AI 기술 경쟁력 없이는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공통된 위기감 속에 주력 사업과 AI 결합을 통한 사업 시너지 극대화 방안이 핵심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6월 중순 상반기 글로벌전략회의를 개최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1년에 두 차례씩 열린다. 올 상반기는 국내외 임원 수 백명이 한국에서 모여 오프라인으로 대면 회의를 진행한다. 통상 글로벌 전략회의는 각 사업부별로 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판매 전략을 수립하는 자리다. 중장기 성장전략보다 올해 판매 전략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진다. 내부적으로 설정된 1년 단위의 제품 판매 목표치 달성 가능성, 시장 수요 예측과 근거, 잠재 리스크 및 기회 요인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하반기 전략을 조정한다.
특히, 올해는 삼성전자가 'AI 원년'으로 선포한 만큼 전 사업부가 AI 전략 고도화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TV·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부문(DX)은 AI 마케팅 전략을 주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갤럭시S24' 등 올해 출시한 신제품에 AI 기능을 대거 탑재했다.
반도체(DS) 부문은 AI 생태계 구축 전략이 핵심이다. AI용 서버에 필수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현재 기업 가치를 좌우할 만큼 반도체 시장 판도를 뒤흔들 대형 변수가 됐다. 차세대 HBM 양산 경쟁이 불붙는 가운데 AI 관련 제품 개발·양산 계획,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인 엔비디아와 AMD 등 고객사 납품 전략 등의 논의가 뜨겁게 오갈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AI 없이는 반도체 트렌드를 설명할 수 없다"며 "실적 기여도 등 AI가 반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올해 회의의 가장 큰 이슈는 당연히 AI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주재로 이달 초부터 2주간 LG전자와 LG이노텍 등 일부 계열사와 사업본부의 중장기 전략 방향을 검토하는 전략보고회를 진행했다. LG는 이번 보고회에서 미래 핵심 사업인 AI와 전장을 중심으로 전략 수립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도 6월 최태원 회장 주재로 확대경영회의를 진행하는데 AI가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확대경영회의는 최근 반도체 인프라 시장 공략을 위해 조직을 신설한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계열사의 AI 역량을 결집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르면 6월 말이나 7월 초에 각사 대표이사 주재로 글로벌 권역본부장회의를 개최한다. 미중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전기차 전환 등 굵직한 대외 현안 논의와 함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로봇, 자율주행 등 AI 기반의 중장기 사업 계획을 다듬을 것으로 파악됐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최종근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