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열풍, 돌고 돌아 중소형 배당주로
2024.05.19 12:00
수정 : 2024.05.19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던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기대가 한풀 꺾였지만 중소형 배당주를 중심으로 새로운 투자 제안이 나타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덕의 주가는 최근 한 달 간 3%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 2000억원이 넘는 중소형 배당 증가 종목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 주당배당금(DPS) 대비 현 주가 수익률이 6.3%에 달한다.
같은 기간 배당수익률이 6%를 넘는 중소형 배당주로는 한일홀딩스(6.1%)와 하이트진로홀딩스(6.0%)가 있다. 한일홀딩스는 지난 17일 전 거래일 대비 3.25% 오르는 등 뚜렷한 우상향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밖에 모토닉(5.4%), 쿠쿠홀딩스(5.2%), 에이스침대(5.1%) 등도 일제히 상승 랠리를 펼쳤다. 특히 쿠쿠홀딩스과 에이스침대는 지난 17일 기준 연중 신고가를 경신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일홀딩스, 쿠쿠홀딩스 등 중소형 지주사의 경우 상속세 재원 마련 등 총수 일가 최대주주의 자산증식 수단일 수는 있으나 기존에도 배당을 늘려오던 추세 속에 밸류업 프로그램이 추가 주주환원 확대의 구실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소비주와 1·4분기 실적 성장주들이 밸류업을 발판으로 배당을 늘릴 것이란 전망이다. 밸류업 추세의 비교 대상이 되고 있는 일본에서도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종목에서 대형주의 저평가 현상이 먼저 해소되면서 대형주가 상승한 이후 소형주로 순환매가 나타난 바 있다.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일본의 선례를 살펴보면 밸류업 초기에는 대형주의 PBR 저평가가 가장 먼저 해소됐고, 이후 상대적으로 천천히 저평가가 해소되던 소형주가 상승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순환했다"며 "중소형주는 주주환원정책 실행시 대형주 대비 투자 매력도가 더 높게 나타난다"고 전했다.
이어 "밸류업 프로그램은 금융, 자동차, 유틸리티, 지주사 등이 주도하는 1라운드와 1.5라운드를 거쳐 새로운 기회를 찾을 2라운드로의 진입을 고려해야 할 시기"라며 "1.5라운드까지의 주도주가 대형주였다면 2라운드의 기회는 중소형주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여전히 하락 추세다. 코스피시장은 주요국 대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다. 코스피의 ROE가 낮아지는 이유는 추가적인 순이익률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자본총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주주환원 등을 통한 자본효율성 제고 노력이 기업들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이정빈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일본 사례를 참고했을 때 지수 출시 직후
밸류업 주가 모멘텀이 단기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면서도 "주주환원율, 총주주수익률(TSR) 등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어 밸류업은 중장기적으로 유망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올해 하반기 배당시즌에도 밸류업 모멘텀은 지속될 것"이라며 "배당절차 개선에 따라 배당주 및 가치주 모멘텀이 다음해 슈퍼 주총위크 이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