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뛰니 다시 '패닉바잉?’...생애 첫 주택 매수자 4만명 육박
2024.05.20 15:52
수정 : 2024.05.20 15: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4월 생애 첫 주택 매수자가 4만여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아특례대출 시행에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내집마련에 나서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분양가가 껑충뛰면서 기존 주택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풀이된다.
2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매수자는 3만8946명으로 4만명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0월(3만9543명) 이후 최다규모다.
올들어 생애 첫 주택 매수자는 1월 3만324명, 2월 2만8568명, 3월 3만3312명 등을 유지해 왔다. 지난해에도 월 평균 3만명대 초반 수준에 불과했으나 최근 들어 생애 첫 집 매수자가 급증했다.
4월 생애 첫 집 매수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1만7619명으로 가장 많았다. 40대가 1만29명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3만8946명) 가운데 3040세대가 2만7648명으로 70% 가량을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내집마련 수요가 많은 지역은 경기도이다. 생애 첫 집 매수자는 1만5925명에 달했다.
법원 자료 기준으로 생애 첫 주택 매수자는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했던 지난 2021년에 절정에 달한다. 당시 월평균 4만3000여명으로 2021년 3월에는 5만4233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당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패닉바잉 열풍이 불었다”며 “생애 처음으로 내집마련에 나서는 수요가 폭증한 때이다”라고 말했다.
생애 첫 주택 매수자 증가는 전세가격 상승과 신생아 특례대출 시행 등이 한몫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지난해 8월 이후 올해 3월까지 연속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매매가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신생아특례대출 시행으로 전세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전세에 사느니 신생아대출을 활용해 내집을 장만하겠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가율이 계속 오르면서 매매가와 전세가 갭이 작아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6.9%이다. 지난 2022년 12월(67.3%) 이후 최대치다. 서울도 3월 52.8%, 4월 53.2% 등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분양가마저 치솟으면서 내집마련 수단으로 청약 대신 기존 주택을 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 교수는 “전세가율 상승, 분양가 급등 등을 고려할 때 기존주택 시장으로 수요 이동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