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도 흔들리지 않은 한승수, KB금융 리브 챔피언십 제패
2024.05.26 17:15
수정 : 2024.05.26 18:14기사원문
여름에 대회를 하는 골퍼는 누구보다 비에 민감해야 한다. 장마철 수중전을 펼쳐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가 올 때 타수를 잃지 않는 안정성을 보유한 선수가 다승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한승수(하나금융그룹)도 그러했다. 폭우 속 3연속 버디가 그에게 챔프의 영광을 가져다주었다. 한승수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승수는 26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GC(파72·727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가 된 한승수는 2위 김연섭(10언더파 278타)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억4000만원이다.
1986년생인 한승수는 중학생 때 미국으로 건너가 2002년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올해의 선수에 뽑히는 등 아마추어 시절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다. 2015년 퀄리파잉스쿨 1위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 진출해 2017년 카시오 월드 오픈을 제패했던 그는 KPGA투어에선 2020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지난해 6월 한국오픈에 이어 통산 3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2타 차 선두로 이날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한승수는 전반 버디 하나와 보기 하나를 맞바꿔 타수를 지키며 3타 차 선두를 달렸으나 후반 들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10번 홀(파4)에서 티샷 실수 여파로 보기를 적어냈고, 11번 홀(파4)에선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한 타를 잃으며 이태희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이후 김민규도 공동 선두 그룹에 합류하며 혼전 양상이 됐다. 여기에 김인섭까지 합류했다. 업치락뒤치락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후반 한승수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한승수는 14번 홀(파4)에서 버디 샷으로 다시 공동 선두를 차지한 이후 15번 홀(파5)에선 3번째 샷을 홀 2m 옆에 붙여 버디를 추가하며 단독 선두를 되찾았다.
거센 비가 이어지며 그린에 고인 물을 수건으로 제거해야 할 정도로 악천후가 이어졌지만 승부는 내야 했다. 한승수는 거센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16번 홀(파3)에서 약 7m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며 3연속 버디로 완벽하게 반등, 김연섭과의 격차를 두 타차로 벌렸다. 사실상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2위를 기록한 김연섭은 KPGA투어 대회 개인 최고 성적을 거뒀고, 김민규와 이태희는 공동 3위(8언더파 280타)로 대회를 마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