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에 소득도 줄어… 중산층 다섯 집 중 한 집 적자
2024.05.26 19:00
수정 : 2024.05.26 19:00기사원문
26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전체 가구 중 적자 가구의 비율은 26.8%로 전년(26.7%)에 비해 0.1%p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 가구 비율은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세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뺀 값) 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가구의 비중이다. 실제로 통장에 기입되는 '세후' 소득보다 더 많은 돈을 써야 했다는 의미다.
특히 소득 분위별로 보면 우리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중간 분위 가구의 적자 비중이 늘고 있다.
상위 20∼40%인 4분위 가구의 적자 가구 비율은 1년 전보다 2.2%p 증가해 18.2%가 됐다. 직전 분기인 4분기(14.8%)와 비교하면 3.4%p 늘었다. 소득 상위 40∼60%인 3분위 가구의 적자 가구 비율도 17.1%로 나타났다.
상품 가격과 이자 비용의 상승은 전 분위에 걸쳐서 일어났지만 3·4분위에게는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 상용 근로자 비중이 높은 '중산층'인 만큼 근로소득이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다 주택 등 가계대출의 비중도 높아서다.
1·4분기 월평균 가계 소득은 1년 전보다 6만8000원(1.4%) 늘었지만, 가계지출은 9만9000원(2.5%) 증가했다. 이자 비용도 1만4천원(11.2%) 늘었다.
이 가운데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3만5천원(1.1%) 줄며 오히려 '역성장'했다. 지난해 기업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기업이 지급하는 수당·성과급 등 추가소득이 줄어서다. 통계청은 "근로자 가구 비중이 높은 중산층·고소득층 가구의 살림살이가 더 큰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3분위·4분위 가구의 지출은 각각 5.9%, 4.5% 늘었지만, 소득은 각각 5.4%,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득 상위 20% 이상인 5분위 가구 역시 적자 가구 비율이 1년 전보다 0.5%p 증가한 9.4%를 기록했다. 2분위의 적자 가구 비율도 1년 전보다 0.9%p 증가한 28.9%였다. 반면 1분위의 적자 가구 비율은 2.0%p 감소해 60.3%로 개선됐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