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보다 정주여건" MZ세대 살고싶은 도시는?
2024.05.30 12:00
수정 : 2024.05.30 12:00기사원문
#. 비수도권 출신으로 서울에서 인턴 생활을 하고 있는 33세 B씨는 "또래와의 경쟁,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상경했지만 수도권은 복잡하고 불편한 점도 많다. 적성에 맞는 일자리와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문화·편의시설이 지방에도 갖춰진다면 언제라도 귀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2030 세대가 정주여건만 잘 갖춰지면 수도권이 아니어도 살고 싶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대한상의 소플(소통플랫폼)을 통해 수도권·비수도권에 거주하는 2030 세대 600여명을 대상으로 '내가 살고 싶은 도시'를 조사한 결과, 비수도권 거주 의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수도권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정주여건(41.2%)'이 꼽혔다고 30일 밝혔다. 이어 △수도권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연봉의 일자리(29.8%) △연봉과 정주여건 둘 다 충족해야(26.6%) △잘 모르겠다(2.0%) 순으로 조사됐다. 생활여건과 인프라가 맞으면 꼭 수도권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2030을 대상으로 수도권 이주 의향이 있는지 묻자 '의향이 있다'는 36.5%로 나타났고, '의향이 없다'는 38.6%로 나타나 3명 중 1명 이상이 수도권으로 떠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선호도는 20대가 44.6%로 30대(38.9%)보다 높았고, 여성(43.8%)이 남성(39.7%)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수도권에 거주하는 2030을 대상으로 비수도권 이주 의향을 묻자 '의향이 있다'는 31.7%, '의향이 없다'는 45.7%로 나타나 3명 중 1명이 비수도권으로 이주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수도권 거주 2030 중에서도 비수도권 이주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적지 않았다"라며 "이는 기존 통념과 다소 차이가 있는데, MZ 세대는 자신의 삶의 기준에 부합한다면 수도권이냐 비수도권이냐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도권으로 이주하고 싶다고 응답한 2030은, 어떤 요건이 충족되면 비수도권에 남을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중교통 접근성과 편리성(50.9%)'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는 △주거환경(46.9%) △의료 인프라·서비스(33.6%) △문화·쇼핑 등 편의시설(33.3%) △교육기관 수준(23.6%) 등이 뒤를 이었다.
조성환 대한상의 지역경제팀장은 "이번 조사는 2030 세대가 기성세대의 인식과는 다르게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충족할 수 있다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굳이 구분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라며 "지역정책의 방향도 이에 맞게 바뀌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