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까지 덜 걷힌 세금 8조원 ↑...기업 부진 여파 지속
2024.05.31 13:06
수정 : 2024.05.31 13: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해 4월까지 걷힌 세금이 '세수펑크'를 기록한 지난해에 비해서도 8조4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부진을 겪은 기업의 실적이 올해 납부하는 법인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주요 세목 가운데 법인세의 진도율이 최근 5개년 평균 대비로도 10%p 이상 차이가 벌어지며 올해도 결손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31일 발표한 ‘4월 국세수입’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의 누계 국세수입은 12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조4000억원 줄었다. 4월 한 달 수입은 40조7000억원으로 이 역시 전년 동월 대비 6조2000억원 줄어든 액수다. 예산 대비 진도율은 34.2%를 기록해 최근 5년 진도율(38.3%)을 밑도는 중이다.
감소를 견인한 세목은 올해도 법인세다. 4월까지 법인세수는 2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조8000억원 줄었다. 진도율은 29.4%로, 최근 5년 진도율(42%)과 12.6%p 낮은 수준이다. 고금리 영향으로 원천분이 다소 늘었지만 실적 부진을 메꾸지는 못했다. 3월에 분납을 신고한 액수 자체가 실적 부진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법인세 납부 규모가 큰 반도체 대기업이 지난해 ‘영업 적자’로 법인세가 아예 발생하지 않기도 했다.
금융지주의 납부세액도 조단위의 감액을 겪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회계상 이익 대부분은 주식 등 유가증권 평가 이익이 반영된 것”이라며 “주식을 현물화할 때 세금이 부과되는 만큼 처분에 적극적이지 않은 금융지주사들의 세무상 이익은 적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세목 가운데 부가가치세는 소비지출이 늘어나며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달까지 부가세는 전년대비 4조4000억원 늘어난 40조3000억원 수입을 기록했다.
소득세는 4000억원 감소한 35조3000억원이 걷혔다. 기업 성과급 감소와 연말 정산 환급금 증가로 근로소득세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고금리 여파로 이자소득세가 소폭 늘었지만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증권거래세는 1조9000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증시 활성화로 거래대금이 증가했지만 올해부터 세율이 따라 내려가며 전체 액수의 변동은 크지 않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수가 예산만큼 들어오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세수에도 결손 가능성을 언급했다. 세수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 세원으로 꼽히는 유류세 인하조치의 중단도 방안으로 꼽히는 중이다. 현재 유류세 인하 조치는 6월 말 일몰을 맞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3월 말부터 유가가 하락하는 상황”이라며 “환원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