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샤프 LCD 사업 철수, AI 데이터센터로 공장 변신
2024.06.03 11:34
수정 : 2024.06.03 11:34기사원문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전자업체 샤프가 이동통신업체인 KDDI와 손 잡고 인공지능(AI)용 데이터센터 운영에 나설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일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올해 9월 가동 중단 예정인 오사카부 사카이시의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장을 이용해 이 프로젝트를 현실화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2일 샤프와 KDDI, 시스템개발업체 데이터섹션 등이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공동 출자회사 설립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기로 기본 합의했다.
신설 회사는 미국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을 탑재한 서버 약 1000대 규모의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개발·운용하고, 외부에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연내 본격 출하를 시작하는 GPU다. 데이터 처리 성능과 에너지 절감 등에서 기존 제품의 성능을 크게 웃돈다.
닛케이는 "이번 최신 GPU 조달 규모는 아시아에 건설되는 데이터센터에서 최대급"이라며 "엔비디아는 데이터 센터용 AI 반도체의 세계 시장에서 77%(2023년)의 점유율을 가진다. 엔비디아의 GPU를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AI 개발을 다루는 테크놀로지 기업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샤프는 약 4300억엔을 들여 2009년에 사카이 공장을 건설했지만 가동률이 안정되지 않아 실적이 악화됐다. 샤프는 지난 5월에 연 실적 기자회견에서 사카이 공장을 올 9월까지 가동 정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샤프는 현재 일본 내에서 유일하게 LCD TV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기업이다. 사카이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 일본 내 TV용 LCD 패널 생산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