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합의, 결국 완전폐기 수순..대북 확성기 재개될 듯

      2024.06.03 14:29   수정 : 2024.06.03 14: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9·19 남북 군사합의 전체 효력정지를 추진키로 3일 결정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남북경색이 고조되면서 일부 효력정지 됐던 군사합의가 결국 완전폐기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최근 북한이 군사정찰 위성과 탄도미사일 발사, 오물풍선 살포 등 잇달아 도발을 감행한 데 따른 맞대응이다.



이는 이날 NSC 사무처장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주재로 열린 NSC 실무조정회의 결과이다. 회의 참석자들은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군사합의 전체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4일 국무회의에 상정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북한의 일련의 도발이 우리 국민들에게 실제적인 피해와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서 이미 북한의 사실상 폐기선언에 의해 유명무실화 된 군사합의가 우리 군의 대비태세에 많은 문제점을 초래하고 있다”며 “(군사합의 효력이 정지되면) 제약받아온 군사분계선 일대 군사훈련이 가능해지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리의 보다 충분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사합의는 전임 문재인 정부 때 남북정상회담을 열어 채택한 남북합의로, 불필요한 충돌을 방지키 위해 군사분계선 일대 비행정찰과 군사훈련을 막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북한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결렬된 후 우리나라를 적대하게 되면서 군사합의를 숱하게 위반했고, 끝내 지난해 일방적으로 폐기 선언을 했다.

우리 정부는 대북 정찰 능력 회복을 위해 군사합의 일부 효력만 정지했는데, 북한이 잇달아 크고 작은 도발을 반복하자 전체 효력정지를 결단하게 된 것이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고 군사합의가 사실상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선 우리 군의 즉각 대응이 가능한 여건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오는 4일 국무회의에서 군사합의 효력정지가 이뤄지면 앞서 대통령실이 예고했던 대북 확성기도 재개될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북한의 오물풍선을 비롯한 연이은 도발에 맞서 대북 확성기 재개를 포함한 특단의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전날 우리 정부가 대북 확성기 재개를 비롯해 강경대응을 시사하자 오물풍선 살포 잠정중단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정부는 대북 대응 수위를 조절할지 고심했는데, 결국 북한의 입장 변화와 관계없이 애초 고려했던 대북 조치들을 추진키로 결정한 것이다.

군사합의 효력정지와 대북 확성기 재개가 진행되면 북한은 이에 맞불을 놓을 방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국지도발을 감행해 군사적 긴장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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