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신호에 자사주 매입까지...10만전자 기대감 커진다

      2024.06.05 16:20   수정 : 2024.06.05 16: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엔비디아 제품에 탑재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날아올랐다. 그간 인공지능(AI) 열풍에서 소외되며 답보 상태에 머물렀던 만큼 '10만전자'에 다가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발 호재가 삼성전자 주가를 재점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79% 오른 7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7만8000원까지 치솟으며 강세를 보였다.
하루 만에 외국인들이 397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7일(5951억원) 이후 최대 순매수 규모다.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시동을 건 것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이다. 지난 4일 젠슨 황 CEO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삼성전자 등 3개의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세 곳 모두 메모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부 외신의 "삼성전자의 5세대 HBM인 HBM3E 8단·12단 제품이 열과 전력 소비 문제로 인해 엔비디아의 납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보도를 공식 반박한 것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면서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 SK하이닉스는 14만1500원에서 19만3700원으로 36.89% 오른 반면 삼성전자는 1.27% 하락하는 등 7만원대에 갇혔다. 사실상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 공급하면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발 AI 열풍에 탑승하지 못한 때문이다.

엔비디아 공급망에 삼성전자가 편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른바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높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현 주가가 저평가 수준이라 상승 여력이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45배로 SK하이닉스(2.52배)보다 낮다.

미래에셋증권 김영건 연구원은 "젠슨 황의 발언을 고려하면 엔비디아향 매출이 2·4분기 내 HBM3E 8단 매출이 인식되고, 12단은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는 기존 가이던스 달성이 가능하다"며 "주가 역시 피어그룹에 비해서든, 역사적 경험으로 보든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은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신영증권 박상욱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에 우호적인 입장"이라며 "삼성전자의 PBR이 역사적 평균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HBM 악재로 인한 하방 압력보다 HBM 제품 테스트 성공으로 인한 업사이드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삼성전자 임원진이 최근 자사주 매입에 나선 점도 주가가 저점에 다다랐다는 진단을 뒷받침한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3일 삼성전자 주식 5000주를 매수했다.
주당 7만3500원으로 총 취득액은 3억6750만원이다. 노 사장이 자사주를 사들인 것은 지난 2022년 3월 이후 2년여 만이다.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과 정재욱 부사장도 각각 5500주, 1330주를 사들였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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