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 제동 걸린 건설기계, 친환경·신흥시장서 다시 달린다

      2024.06.06 18:11   수정 : 2024.06.06 18:11기사원문
최근 2년간 호황을 누렸던 국내 건설기계 업계의 실적 숨고르기가 2·4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저성장 기조, 중동 전쟁 등으로 인한 인프라 투자 위축과 지난해 실적 상승의 기저 효과가 겹친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기계 업계는 신흥국 시장 개척과 친환경 제품 확대로 새 고객사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재고 확보·경기 침체에 판매량 둔화

6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인프라코어의 올해 2·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1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HD현대건설기계의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676억원으로 집계됐다.
두산밥캣의 경우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7% 감소한 3286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건설기계 업계는 지난 2년동안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 실적을 회복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우리나라 건설기계 수출액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지난해 72억7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과 비교하면 48%가량 늘어난 수치다. 북미를 포함해 아프리카, 인도, 중남미 신흥시장에서 원자재 채굴 및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중장비 수요가 상승세를 탔다.

다만 올해 들어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이 조정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팬데믹으로 미뤄졌던 인프라 건설이 재개되며 건설기계 구매를 공격적으로 늘렸던 고객사들이 재고를 넉넉히 확보해 제품 판매량이 줄었다.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는 북미 시장을 제외한 유럽 등이 경기 불황으로 인프라 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점도 실적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한때 세계 최대 건설기계 시장이었던 중국도 전방 산업인 부동산 경기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

■신흥시장·친환경 라인업으로 돌파구

건설기계 업계는 아프리카, 중동, 멕시코 등 신흥시장의 채굴용 건설장비 공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1·4분기 인도와 브라질 지역 매출을 각각 전년 대비 17%, 23% 끌어올렸다. 중남미와 중동, 아프리카 지역도 성장세를 보였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남동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인도네시아 법인의 핵심고객 발굴과 호주 딜러망 강화 등 지역 거점 영업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멕시코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라틴아메리카 지역 시장 점유율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전동화 제품, 수소 제품 등 친환경 라인업을 확장하며 새 고객층 확보에도 나섰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 4월 글로벌 건설기계 전시회 '인터마트 2024'에서 수소연료전지 휠로더, 전기·하이브리드 굴착기, 신규 전동화 배터리팩 라인업 5종, 수소연소엔진 등을 공개한 바 있다.
또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하반기 첫 전동화 제품인 2t급 미니 전기굴착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두산밥켓은 지난달 북미서 전기 배터리로 작동하는 잔디깎이 제품을 출시했고, 지난 1월에는 국내 최초의 수소 연료전지 지게차 출하에도 성공했다.


업계관계자는 "건설기계 시장이 지난해 호황기를 지나 올해는 고금리 지속 및 글로벌 긴축 정책 등으로 조정 국면을 보였다"며 "올해 말을 기점으로 점진적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