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파키스탄·브라질과 연쇄회담…반미 '우군' 확보 포석
2024.06.08 12:34
수정 : 2024.06.08 12: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국을 찾은 파키스탄과 브라질의 정상급 인사들과 연쇄회담을 갖고 양자관계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통칭)의 우호 관계를 강화해 미국 견제에 맞서는 '우군'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일대일로 핵심국가 파키스탄과 협력
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제라우두 아우키밍 브라질 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샤리프 총리와의 정삼회담에선 파키스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파키스탄은 좋은 이웃, 좋은 친구이자 서로 돕는 좋은 동반자, 희로애락을 나누는 좋은 형제"라며 중국은 앞으로도 파키스탄의 국가주권·영토 수호, 발전 노선 추구, 테러리즘 대응 등을 지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양국 간 일대일론 협력도 언급했다. 일대일로 협력의 핵심인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의 고도화를 통해 성장·민생·혁신·녹색·개방의 '5대 회랑'을 공동으로 건설해 나가자고 제안한 뒤 "파키스탄의 경제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은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의 다극화와 포용적 경제 세계화를 공동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글로벌 거버넌스를 개선하고 개도국의 공동 이익과 국제 정의를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파키스탄은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핵심 국가이자, 인도 견제라는 공통 분모를 지니고 있다. 중국이 유일하게 '전천후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을 정도로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 온 나라다. 파키스탄은 지난해부터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30억달러(약 4조1500억원)의 구제금융을 받는 등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자국에 대규모 투자를 해온 중국은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로 평가된다.
샤리프 총리는 "CPEC가 파키스탄의 국가 발전을 효과적으로 촉진하고 파키스탄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줬다"며 "파키스탄은 중국과 높은 일대일로의 협력을 계속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일어난 자살폭탄 테러로 중국인 희생자 5명이 일어난 데 대해 애도를 표명하고,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엄벌, 파키스탄 내 중국 기관과 인력의 안전보장 등을 약속했다.
수교 50주년 브라질과 디지털경제 협력
시 주석은 제라우두 아우키밍 브라질 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양자 관계 발전과 개도국 간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수교 50주년을 맞은 양국을 "좋은 친구이자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좋은 파트너"로 규정하면서 "전통전 분야와 녹색 경제, 디지털 경제, 혁신 등 신흥 분야에서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어 "현재 세계는 100년 동안 볼 수 없었던 큰 변화에 직면해 있다"며 "양국은 개발도상 대국이자 중요한 신흥경제국으로서 양국 관계 발전은 개도국 간 연대협력과 세계 평화 안정에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남미의 핵심 국가인 브라질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의 회원국으로서 중국과 긴말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시 주석이 양자 회담에서 개도국 간 협력을 거듭 강조한 것은 대중국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는 미국을 우회적으로 견제하면서 미국과 서방 국제질서를 개도국 간 연대로 재편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