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먹통? 이젠 아냐" 카카오 첫 자체 데이터센터 가보니

      2024.06.12 12:00   수정 : 2024.06.12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안산=임수빈 기자】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에 대비해 화재 대응 시스템을 연구·개발했고, 특허출원까지 마친 상태다. 만약 진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해도 방염천 등 추가 조치로 화재 확산을 막아 데이터센터 전체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할 계획이다."
지난 11일 방문한 경기 안산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화재 발생으로 인한 가동 중단 사태에 철저히 대비 중이었다.

서버실 내부 곳곳에는 열감지 시스템·연기감지기가 있고, 종합상황실에선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는 작업자들이 위험 요인을 모니터링하느라 분주했다. 배터리실 내 배터리 랙(보관 설비) 양쪽에는 스프링쿨러가 장착됐다.
랙 하단에는 완전히 불이 꺼지지 않았을 때를 대비한 냉각수용 방수천도 여러 개 설치돼 있었다. 지난 2022년 10월 발생한 카카오톡 먹통 사태 이후 선보인 첫 자체 데이터센터인 만큼 화재로 인한 서비스 먹통은 절대 없을 것이란 의지가 엿보였다.

올해 1월 가동을 시작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연면적 4만7378㎡의 하이퍼스케일(서버 10만대 이상) 데이터센터다. 4000개의 랙, 총 12만 대의 서버 보관이 가능하며 총 6엑사바이트(E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는 수용 가능한 전체 서버 중 10% 가량만 들어와 있지만, 향후 카카오그룹의 주요 데이터센터로 활용될 전망이다. 고우찬 카카오 인프라기술 성과리더는 "늦어도 다음 주부터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여러 서비스가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운영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여느 데이터센터와 달리 폐쇄적인 이미지를 탈피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보통의 데이터센터가 보안상의 이유로 요새처럼 접근하기 어려운 이미지라면 데이터센터 안산은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안에 위치한다. 운영동과 전산동을 분리, 운영동 1, 2층은 지역 주민과 학생들에게 개방했다. 하반기엔 안산시민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센터 투어도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각종 돌발상황에 대비해 24시간 무중단 운영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도 특장점이다. 전력회사로부터의 전기를 공급 받는 전력망부터 서버에 전기를 최종적으로 공급하기까지의 전 과정, 냉동기부터 서버실까지의 냉수 공급망 등 운영설비를 이중화한 것은 물론이고 데이터와 운영도구 등도 다중화했다.

이날 데이터센터를 방문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870만명이고, 일평균 메시지 수발신 양은 100억 건이 넘는다"며 "단일 정보기술(IT) 회사에서 이 정도의 트래픽을 365일 24시간 케어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책임감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의 서버는 0.02초만 전력 공급이 중단돼도 다운이 되는데, 0.01초의 찰나도 허락되지 않을 만큼 데이터센터 안산은 이중화와 재난 대응 시스템을 철저히 설계했다"고 자신했다. 고 리더는 "'이것도 이중화를 했냐'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운영의 중요한 전력이나 통신, 냉방 설비 등을 모두 이중화해서 우리보다 이중화 작업을 많이 한 데이터센터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안산에 이어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도 추진한다.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서비스 운영을 포함, 미래 기술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고성능 컴퓨팅(HPC) 데이터센터로 특화 설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네이버가 삼성전자, 인텔 등과 협업해 전력 효율이 높은 데이터센터를 위한 AI 반도체를 연구·개발하는 것처럼 카카오의 협력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다.


고 리더는 "지속적으로 제조사와 컨택을 하고 있고, 글로벌 업체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카카오그룹 전체가 AI에 관련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제조사와) 협력 강화를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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