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주택품질 위해 기본형 건축비 개선하고 후분양제 도입해야″
2024.06.17 10:30
수정 : 2024.06.17 11: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17일 최소한 100년 이상 사용 가능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공공주택 건설에 후분양제를 도입하고 실제 건설원가에 기반한 기본형 건축비 제도의 전면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SH공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시민들은 고품질의 주택을 요구하고 있으나, 현행 기본형 건축비로는 이를 충족시킬 수 없다”며 “부실시공으로 인한 시민 피해 예방과 분양시장 투명성 확보를 위해 실제 원가 파악이 가능한 후분양제 도입과 원가 공개가 필요하며, 후분양제 도입 사업장에 대해 실제 건축비에 기반할 수 있도록 기본형 건축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주택법에 따르면, 선분양 주택의 분양가격은 ‘기본형 건축비’에 가산비와 택지비를 더해서 산정하도록 돼 있다.
SH공사가 2005년 이후 분양한 142개 단지 분양원가를 분석한 결과, 평균 분양가는 ㎡당 360만원인 데 비해 건설원가는 ㎡당 310만원으로 분양가격과 건설원가간 50만원의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SH공사는 평균 13.8%의 분양이익을 얻었으며, 이 분양이익에서 택지비는 110%, 건축비는 -10%를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즉 평균 분양이익은 ㎡당 50만원, 택지비는 55만원의 이익을 얻은 반면, 건축비는 5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분양가격은 2005년 ㎡당 222만원에서 2021년 600만원으로 2.7배 상승하고, 건설원가는 2005년 ㎡당 200만원에서 394만원으로 2배 상승했다. 분양가는 택지비, 건설원가는 건축비가 더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행 기본형 건축비는 건축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5~55% 수준으로, 높은 가산비용과 선택품목 비용으로 기본형 건축비에 기반한 분양가격 산정기준 역할을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형 건축비는 분양가가 실제 투입된 원가에도 불구하고 근거가 미흡한 기본형 건축비에 기반해 산정됨으로써 분양가 책정 시 불인정 받을 경우 고스란히 사업자의 손실로 반영된다는 지적이다. 이는 사업자가 분양가에 택지비를 과도하게 부풀리게 만드는 부작용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김 사장은 "현행 선분양 제도는 최근 여러 부실·붕괴사고에서 보듯 부실시공에 따른 모든 피해가 소비자인 시민에게 돌아간다"며 “현행 선분양제 하에서는 상품을 보고 구입할 수 없는 대표적인 정보 비대칭 상품으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후분양제 도입과 분양원가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H공사는 2006년부터 후분양제(건축공정 80% 이후 시점)를 도입함으로써 공사부실 및 지연이 발생하더라도 이로 인한 모든 손실을 SH공사가 떠안게 돼 시민에게 돌아가는 피해가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후분양제 도입 사업장의 경우 실제 투입된 원가를 알 수 있어, 후분양을 시행하는 사업장의 경우 기본형 건축비가 아닌 실제 건설원가를 공개한 경우 원가에 기반해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