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통법 폐지' 추진..與野 '통신비 완화' 의기투합할까
2024.06.19 16:33
수정 : 2024.06.19 16:33기사원문
다만 민생 해결의 주도권을 쥐려는 여야 신경전이 거센 상황이어서, 결론을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가계통신비가 월 평균 13만원에 육박한다고 한다"며 "오르기만 하는 물가에 국민의 삶이 위협받고 국민의 기본권이라고 할 수 있는 통신권이 사실상 침해되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말기 시장을 정상화하고 경쟁을 통한 가격 인화로 그 혜택이 국민께 돌아갈 수 있도록 폐지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단통법은 박근혜 정부인 지난 2014년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하지만 적극적인 보조금 경쟁 효과가 사라져 이용자의 저렴한 단말기 구입 기회가 제한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에 정부는 올해 초 단통법 전면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공을 국회로 넘긴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폐지법 처리의 적극 협조를 당부했고, 민주당은 원칙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도 폐지로 인한 부작용의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문제를 지적해 왔다. 결국 21대 국회에서는 폐지법이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단통법 폐지에 전향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단통법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한편, 이 대표의 이날 발표는 '상임위 보이콧' 중인 국민의힘을 압박하기 위한 '민생 카드' 평가도 나온다. 또한 민주당의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의 위원 구성이 '과학'보다는 '방송'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지적에, '과학 없는 과방위'라는 우려를 잠식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도 있다.
다만 국민의힘에서는 곧바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시장 왜곡한다고 여태 법 처리 못 하게 막은 건 민주당 아닌가"라며 "이제 와서 호떡 뒤집듯이 말 바꾸는 건 과방위원장 가져가서 선심 쓰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7일 단통법을 폐지하고 선택약정 등 이용자가 혜택을 보는 규정은 '전기통신사업법'에 통합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