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운전대 잡지 않겠다".. 3명 목숨 앗아간 80대 운전자, 선처 호소
2024.06.20 14:04
수정 : 2024.06.20 14: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새벽시간 과속으로 주행하며 신호까지 위반해 3명을 치어 숨지게 한 80대 운전자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금고 5년을 구형했다.
링컨 승용차 몰고 빨간불에 시속 97㎞로 달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 1부(심현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82)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이자 결심으로 진행된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원심의 형이 가벼워 부당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앞서 A씨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3명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6시 45분께 춘천시 퇴계동 남춘천역 인근 도로에서 링컨 승용차를 몰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60~70대 여성 3명을 들이받았다.
새벽예배 마치고 귀가하던 60~70대 여성 3명 숨져
당시 피해자들은 교회에서 새벽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조사 결과 당시 A씨는 제한속도 시속 60㎞ 도로에서 시속 97㎞로 달렸으며, 차량 신호가 파란불의 보행자 신호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한 채 그대로 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60~70대 여성 3명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A씨는 경찰에 "신호와 보행자들을 보지 못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피고인이 초범이고 피해자 3명 중 2명의 유족과 합의한 사정,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한 점, 고령이고 건강이 좋지 못한 점 등 유리한 사정과 과실 정도가 중하고 피해자 1명의 유가족이 아직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의 이유에서다.
2명 피해자 유족과 합의했지만.. 나머지 유족 "엄벌 촉구"
이 같은 판결에 검찰과 A씨는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는 "고인들과 그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남은 피해자 유족들과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호소했다.
A씨 측 변호인도 "이 사건을 계기로 피고인이 고령 운전에 대한 경각심은 물론 다시는 운전대를 잡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어 재범 우려가 없고, 피해자 2명의 유족과 합의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머지 1명의 피해자 유족은 법정에서 "합의 의사가 전혀 없으며 피고인을 엄벌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과속 신호위반으로 무고한 피해자 3명이 사망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끼쳤고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하면서 "피해자 3명 중 1명의 유가족과 합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8월23일 열린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