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집권당 주도 정치자금법 통과… 野 '내각 불신임안' 제출
2024.06.20 18:29
수정 : 2024.06.20 18:29기사원문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기시다 정권의 정치 개혁 대처가 불충분해 국민의 신뢰가 상실되고 있다며 이날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했다. 입헌민주당이 단독 제출한 불신임안은 중의원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전날 집권 자민당이 만든 정치자금규정법 개정안이 연립 여당인 공명당 등의 찬성 다수로 참의원(상원)에서 통과했다. 하지만 입헌민주당과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입헌민주당은 자민당의 정치자금규정법 개정안 및 정치 비자금 스캔들를 둘러싼 일련의 대응을 근거로 기시다 내각을 신임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아즈미 준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불신임안 제출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난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여러가지 과제에 대해 여당이 책임 있는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기시다 정권에 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당수 토론에서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대표는 기시다 총리에게 "기업이나 단체의 (정치자금) 기부는 그만두지 않고 정치자금 파티도 거의 그대로다"라며 "국민은 전혀 납득하지 않고 있으며 저항 세력은 자민당이 매우 괘씸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모든 걸 금지하자고만 하는 건 기분은 좋을지 모르지만 정치자금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고, 모든 것을 금지하고 현실을 보지 않는 방안이어선 안 된다"고 답변했다.
바바 노부유키 일본유신회 대표는 내각 총사퇴를 촉구했지만 기시다 총리는 이를 거부했다.
정치자금규정법 개정안은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의 국회의원 본인 작성 의무화 △정치자금 파티 참석 티켓 구매자 공개 기준 액수를 20만엔 초과에서 5만엔 초과로 하향 △당에서 지급하는 정책활동비 항목별 용도와 지출 일자, 영수증 공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기업과 단체의 기부 금지와 정책활동비 폐지 등 야당이 요구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일본 기업의 절반 이상은 올해 안에 총리가 교체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5~14일 492개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 227개의 54%는 올해 안에 총리가 교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람직한 차기 총리로는 24%가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을 선택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자민당 내 온건파에 속하며 대중 인지도가 가장 높은 편이지만 당내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어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14%),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13%) 등이 뒤를 이었다.
기시다 총리가 고물가에 대응해 추진하는 '정액 감세' 정책에 대해서는 '소비 진작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56%), '영향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13%) 등 부정적인 의견이 69%에 달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