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는 '몽타주', 실종자 방 위치까지 특정...기술이 사람을 찾는다
2024.06.25 13:01
수정 : 2024.06.25 20: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실종 가족을 찾는데 나날이 새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최근 경찰청은 실종자 휴대폰의 위치와 와이파이(Wifi) 위치와 강도 등을 분석해 건물 안에 있을 경우 어느 층에 있는지 특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을 검토중이다. 몽타주 기술은 수십년 세월이 흘렀을 경우 얼굴의 변화를 예측해 그려주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어느 층, 어떤 방'까지 알아내
25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개발한 '긴급구조용 3차원 복합 위치 측정 기술' 실증하고 있다. 이 기술은 통신 3사 기지국 정보와 실종자 휴대폰의 기압 센서,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 등 다중 신호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위치를 수직 3m 범위로 특정할 수 있다. 수평 위치 범위도 기존 200m에서 50m로 네 배 이상 정확도를 끌어올렸다.
실종자 최종 위치가 A건물 주변이라고 하면, 이 건물 근처에 경찰이 도착한 뒤로는 휴대용 와이파이 송신기로 피해자 휴대폰 내 비밀 수신기 전원을 켜서 위치를 특정한다. 송신기와 수신기가 가까워질수록 신호 강도가 증폭되는 점을 이용한다. 경찰이 출동한 뒤엔 와이파이로 피해자가 건물의 어떤 방에 있는지까지 정밀 탐색이 가능해졌다.
그동안 실종자의 수직 위치(건물 층수)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경찰은 이 기술을 통해 그동안 전국 경찰서 7곳에 도입해 실제로 66건의 인명 구조에 성공했다. 올해 안에 서울 관내 31개 경찰서 전체로 실증을 확대할 예정이다.
실종 가족을 찾기 위해 CCTV를 기반으로 AI 등을 활용한 검색기술도 이용되고 있다. 울산 북구 CCTV 통합관제센터의 경우 전국 최초로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지리정보시스템(GIS) 스마트 검색서비스를 시험 운영 중이다.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GIS 스마트 검색서비스는 GIS PC화면에서 검색장소, 시간과 같은 범위를 설정한 후 실종자의 인상착의와 이동수단 등의 조건을 지정하면 범위 내 조건에 맞는 인물이 자동검색돼 즉각적 대응이 가능하다.
기존의 선별 관제가 조건 입력 후 수 천대의 카메라를 모두 훑었다면, 새 시스템은 지리적 범위를 지정하고 자동으로 수색 대상까지 찾아내 시간을 줄였다는게 북구 측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월 28일 해당 기술로 평소 3시간 이상 걸리는 실종 아동 수색을 단 9분만에 이뤄내기도 했다.
아동 얼굴로 '나이 든 몽타주' 생성
장기 실종 가족 찾기에도 새로운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지난 5월 제18회 실종아동의 날 기념식에는 홍유진 호서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가 장기 실종 아동의 현재 모습 예측 기술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홍 교수가 개발한 기술은 '3D 몽타주 얼굴 생성 기술 및 나이변환 연구' 및 '실종아동 등 신원확인을 위한 복합인지기술개발사업'으로 시간 경과에 따라 달라지는 얼굴 모습을 예측한다. 홍 교수는 장기 실종 아동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기술 등을 연구해 새로운 나이 변환 기술 개발의 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홍 교수는 "나이 변환의 예측 정확도를 보다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장기실종아동이 조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