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살렸다, 약 7조원 투자 받고 숨통 트인 리비안
2024.06.26 08:00
수정 : 2024.06.26 08:01기사원문
【실리콘밸리=홍창기 기자】
미국에서 주로 전기차 픽업 트럭과 SUV를 생산하는 리비안이 폭스바겐으로부터 총 50억 달러(약 6조 9600억 원)를 투자받게 됐다. 이는 리비안의 현금 등 유동성 자금 90억 달러의 절반 이상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자금난에 허덕이던 리비안은 이번 폭스바겐의 투자로 7만 달러 이하 부터 시작하는 저가 신차 개발과 출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25일(현지시간) 10억 달러 투자를 시작으로 오는 2026년까지 최대 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우선 내년과 오는 2026년에 각각 10억 달러를 투자한다. 또 2026년에 전기차와 전기차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합작사에 2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리비안은 이번 투자유치로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그동안 리비안은 유동성 부족으로 신모델 개발보다 비용 절감에 주력했다. 직원 정리해고를 했고 수십억 달러가 투입돼야 하는 것으로 예상됐던 조지아주 신규 공장 건설을 중단했다. 대신 리비안은 일리노이주 공장을 개조해 지난 3월부터 SUV R2 차량을 생산하는 고육지책을 썼다.
실적도 악화일로 였다. 주력 차종 R1S(SUV)와 R1T(픽업트럭) 판매가 늘어나지 않아서다. 때문에 리비안은 지난해 54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4분기에 도 순손실 규모가 14억 5000만 달러나 됐다. 때문에 리비안이 보유한 현금 등 현금성 자산은(3월 말 현재) 90억 달러에 불과했다.
리비안 최고경영자(CEO) RJ 스카링은 "이제 우리가 현금을 창출하는 기업이 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운영 자금을 확보했다"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의 이번 투자는 리비안 주주들에게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연초대비 리비안 주가는 약 49% 하락했다. 하지만 이날 리비안 주가는 정규장에서 전장대비 9% 가까이 상승한 11.9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시간 외 거래에서 약 40%나 폭등했다.
폭스바겐의 리비안 투자는 미국시장에서의 예상보다 느린 전기차 보급으로 인해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략을 바꾸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다.
폭스바겐의 이번 투자가 폭스바겐이 계획했던 총 20억 달러 규모의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 건설에 어떤 영향을 줄지 미지수다. 폭스바겐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트럭과 SUV 공장을 건설하려고 했었다.
한편, 지난 2021년 리비안이 상장되었을 때 포드는 아마존과 더불어 지분 12%를 보유한 리비안의 최대 주주였다. 하지만 포드는 리비안과 함께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려던 계획을 철회한 후 지난 해 리비안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