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연체율 12년만에 최고치..한은 "질서있는 구조조정 추진해야"

      2024.06.26 11:03   수정 : 2024.06.26 11: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기업대출 연체율이 2012년 2·4분기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속 채무상환 부담이 상환하는 가운데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채권부실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은 번 돈으로 이자도 못내는 취약기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기업들의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부동산 등 특정 부문으로의 신용공급 쏠림이 재차 발생하지 않도록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익스포저의 편중 리스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2.31%로 지난해 3·4분기 1.72% 대비 0.59%포인트 올랐다.
2012년 2·4분기(2.48%) 이후 역대 최고치다. 은행에서 기업대출 연체율은 0.48%로 0.06%p 상승했고 비은행금융기관에서는 5.96%로 1.73%p 올랐다.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영업이익은 줄어드는데 이자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2588개 상장기업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3.4% 감소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2.9%를 기록해 전년대비 2.0%p 하락했다.

기업 빚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4분기 명목 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은 113.9%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한 해 동안 생긴 모든 부가가치를 더해도 기업의 빚을 갚을 수 없다는 의미다.

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은 2019년 3·4분기 말 100.5%로 100%를 처음 넘어선 뒤 매 분기 상승했다. 지난해 3·4분기 115.5%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4·4분기 다소 하락했다.

명목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지난 2021년 3·4분기(99.3%)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 4·4분기 93.5%까지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은 늘어나고 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 1 미만 취약기업 비중은 지난해 4·4분기 4.6%에 달했다.

취약기업 비중은 2016년 23.9%에서 2017년 26.0%, 2018년 30.4%, 2019년 33.9%, 2020년 37.1%까지 올랐다가 2021년 31.7%으로 하락한 뒤 2022년 33.5%, 2023년 40.6%로 오름세다. 선진국 평균(40.7%)과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영업손익 기준으로는 선진국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취약기업의 영업손실 비율은 13.6%로 북미(5.4%)보다 2.5배 높고 유럽(4.1%), 아시아(4.7%)와 비교해서도 3배 이상 높았다. 영업부진 비율은 4.9%로 북미(5.5%), 아시아(7.3%)보다 낮지만 유럽(4.1%)보다는 높았다.


한국은행은 "기업들의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부동산 등 특정 부문으로의 신용공급 쏠림이 재차 발생하지 않도록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익스포저의 편중 리스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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