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토요특근 거부 ‘수출 빨간불’ 켜지나

      2024.06.26 18:05   수정 : 2024.06.26 18:13기사원문
현대자동차가 올해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노조가 7월 6일부터 토요일 특근 거부를 선언했다. 최근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수개월 이상 계약 물량이 밀려있는데, 특근 거부 장기화로 일부 생산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는 한정된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특근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차량 증산에 나서왔기 때문이다.

귀족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파업 압박이 애꿎은 소비자들을 볼모로 삼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대차 노조는 26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토요일 특근 거부 방침을 확정했다.
노조는 오는 27일부터 노사 간 임금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특근 거부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특근 거부가 장기화 될 경우 하이브리드차와 같은 일부 인기 차종은 차량 인도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기준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계약 후 차량을 인도 받기 까지 10개월 이상이 소요되는데 대기기간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상황이 앞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27일부터 재개되는 임금협상에서 노사 간 입장 차이를 끝내 좁히지 못할 경우 노조는 결국 파업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대차 노조는 지난 24일 전체 조합원(4만31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4만1461명 투표자 가운데 3만8829명이 동의하며 89.97%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또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은 상태다.

현대차가 실제 파업에 나서면 2018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연쇄 파업에 대한 우려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특별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자 임단협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합의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국내 자동차 수출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현대차·기아가 3년 연속 목표로 하고 있는 글로벌 판매 3위 수성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노조는 올해 협상에서 기본급 15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를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인상,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4세) 등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지난 13일 열린 8차 교섭에서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경영성과급 350%+1450만원, 글로벌 누적 판매 1억대 달성 기념 품질향상격려금 100%와 주식 20주 지급 등을 1차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 제시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생산활동을 보이콧하는 건 기업의 타격을 넘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전가시키는 꼴"이라며 "대화와 타협의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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