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달러 합작벤처, 리비안에는 '게임체인저'...폭스바겐에는 '도박'
2024.06.27 04:26
수정 : 2024.06.27 04:26기사원문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2026년까지 최대 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을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2026년까지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 리비안에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낙관 전망이 차고 넘치지만 대규모 자금 투입을 결정한 폭스바겐에는 이번 투자가 도움이 될지 알 수 없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폭스바겐에 이번 대규모 투자 결정은 잘 되면 '대박'이지만 자칫 '쪽박'으로 끝날 수도 있는 '도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 체인저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26일 분석노트에서 폭스바겐이 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은 리비안에는 '주요 승리'이자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했다.
리비안이 이제 돈 걱정 없이 생산 효율성 제고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아이브스는 이날 리비안 매수를 추천하고, 목표주가는 15달러에서 20달러로 높여 잡았다.
앞서 폭스바겐 대규모 투자가 발표되기 전인 25일 오전에는 구겐하임 애널리스트 로널드 쥬시코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쥬시코는 리비안을 분석 대상에 포함하면서 첫 추천의견으로 매수를, 목표주가로 18달러를 제시했다.
그는 리비안이 올 4분기에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고, 2026년에는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익) 기준으로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도박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월스트리트에서 이번 폭스바겐의 투자는 도박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유는 리비안이 단순히 현금 압박에 직면해 있는 것이 아니라 영업에서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 플랫폼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리비안은 손해를 보면서 팔고 있다. 차를 팔면 팔수록 손해가 늘어나는 구조다. 파국을 향한 여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테슬라도 대규모 생산이 가능해진 뒤에야 흑자로 돌아선 바 있다.
폭스바겐은 이런 점에 리비안에 구세주다.
대량생산 전문가다. 게다가 폭스바겐은 올해 약 380억달러 흑자가 기대되는 알짜배기 업체다.
다만 첨단 전기차를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데 실패했다.
양사 협력은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윈윈으로 결론날 개연성이 충분하다.
그렇지만 폭스바겐과 리비안 모두에 이득이 될 수 있는 양사 합작벤처는 폭스바겐에 상당한 부담이 될 위험 역시 안고 있다.
50억달러짜리 합작벤처는 비용 절감을 위해 단순화가 필요한 경영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양사가 지명한 공동 최고경영자(CEO)들이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같은 부담감 속에 폭스바겐 주가는 이날 1% 넘게 하락했다.
반면 리비안은 20% 넘게 폭등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