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고군분투' 제조업 BSI, 1분기 만에 하락
2024.06.30 12:00
수정 : 2024.06.30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경기 호황에도 이외의 업종에서 부정적 전망이 고루 확산되며 3·4분기 제조업 체감경기가 1분기 만에 하락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가 전국 2238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직전분기(99)대비 10p, 전년 동기(91)대비 2p 하락한 '89'로 집계됐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정보기술(IT) 경기 상승으로 수출 중심 회복세를 보이던 체감경기가 내수기업과 중소기업의 부정적 전망과 전통 제조업의 침체가 지속되며 제동이 걸렸다. 매출액 중 수출 비중 50%를 기준으로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으로 구분했을 때, 내수기업의 3분기 전망이 10p 하락한 '88'로 집계돼, 수출기업의 전망치 '94'에 비해 부정적 응답이 많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수출 회복세가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되고,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내수기업들의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내수 판매는 작년보다 5.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연구원의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자료에서는 13대 주력산업 중 자동차와 일반기계, 철강, 석유화학, 섬유, 가전, 이차전지 등 7개 산업 내수가 올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3·4분기 BSI가 기준치인 100을 상회한 업종은 '반도체'가 유일했다. 반도체는 전분기 대비 8p 상승한 122기를 기록하며 기준치를 크게 상회했다. 인공지능(AI) 확산 등 IT 경기가 살아나며 고부가 메모리와 장비 수요 모두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전분기(105) 대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제약(78) 업종은 원재료 원가 상승 부담에 의료 파업에 따른 수주 감소가 겹치며 1분기 만에 전망치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다.
제조기업 60.9%는 "상반기 영업실적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15.3%는 '크게 미달(10% 초과)', 45.6%는 '소폭 미달(10% 이내)'로 답했다. 기업별로는 대기업(48.8%)과 중견기업(48.6%)은 과반수에 못 미친 반면, 중소기업은 63.3%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반기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대내외 리스크로는 '내수소비 위축(42.7%)'과 '유가·원자재가 상승(17.7%)'이 꼽혔다. 이어 △고금리 장기화(12.7%) △해외수요 부진(12.5%) △환율변동성 확대(7.7%) 등이 뒤를 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투자와 소비를 통해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책 마련과 함께,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서 전통 제조업의 수출길을 터줄 수 있는 수출시장별 틈새 전략을 민관이 함께 모색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