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스테이로 바뀐 '빈집'… 오고 싶은 마을 만들죠"

      2024.06.30 19:22   수정 : 2024.06.30 19:22기사원문
목진태 마을호텔 대표(사진)는 지방 인구 감소로 버려진 빈집을 되살리기 위해선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특색의 콘텐츠를 만들어 빈집에 입히고 이를 기반으로 '관계인구'를 끌어모으는 게 지방 부동산 운영의 핵심이라고 봤다. 지방 공간운영은 단순 부동산 임대가 아닌 외지인이 '오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관계인구는 특정지역을 정기·비정기적으로 방문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6월 28일 서울 용산구 무신사 스튜디오에서 목 대표를 만났다.
마을호텔은 지방 원도심에서 폐가, 버려진 여관·공장을 리모델링해 로컬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간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마을호텔이란 용어는 본래 도시재생방법론 중 하나로, 노후 주거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인구 유입을 유도하는 사업이다. 예컨대 하나의 호텔처럼 마을 전체에 카페, 책방, 스테이 등 모든 서비스가 가능해지도록 빈 공간을 개발하는 것이다.

목 대표는 "처음에는 건축업계 특성상 건축주 의뢰에 맞는 설계와 기획을 하면서 공간에 대한 흥미와 갈증이 생겼다"며 "부동산 공간을 직접 기획부터 제작·운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충남 공주시에 근거지를 두고 2019년 8월 마을호텔을 설립했다"며 "공주는 도농복합도시로 다채로운 문화가 있었지만 이를 한데 묶는 프로그램이 많이 없었다"고 말했다.

마을호텔은 공주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공간운영 사업을 진행했다. 2019년 11월 지역 책방 '블루프린트북', 2020년 4월 로컬 식재료 카페 '프론트', 2021년 4월 국내산 밀 베이커리 '오초오초', 2022년 6월 스테이 '수선집'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마을호텔은 지방 빈집 활용을 위해서는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봤다. 단순히 빈집을 일회적으로 예쁘게 리모델링하기보단 끊임없이 공간에 대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목 대표는 "로컬은 공간사업에서 초기 투자비용이 저렴하고 지자체 지원도 많다"며 "하지만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선 외부인에게 지역만의 경험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콘텐츠를 인스타그램, 로컬 잡지, 축제 등을 통해 전파해 지역의 다른 관계인구가 찾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빈집을 초단기 임차해 축제 형식으로 로컬 콘텐츠를 선사하는 사업은 마을호텔만의 특색이다. 버려진 직조공장에서 일주일간 '제민천보통영화제'를 진행했다.
2021년부터 허름한 폐공장 벽을 통해 영화를 볼 수 있게 했다.

목 대표는 빈집이 새 의미를 찾을 때 실질적인 지방 인구소멸의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지방 빈집을 게릴라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선보이고 싶다"며 "버려진 공간에 새롭게 의미를 부여해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이를 다른 도시 사람들도 찾는 곳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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